캘리포니아 '부유세' 도입에 빅테크 억만장자들 반발 "떠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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캘리포니아 '부유세' 도입에 빅테크 억만장자들 반발 "떠날 것"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억만장자를 타깃으로 한 부유세 도입이 논의되자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 억만장자들이 법안 통과 시 다른 주로 이주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CNBC 방송과 비즈니스인사이더 등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진보 성향 민주당 의원들과 전미서비스노조 서부의료지부(SEIU-UHW) 등은 순자산 10억달러(약 1조4415억원) 이상 부자들에게 재산세 5%를 일회성으로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법안을 내년 11월 주민 투표에 부치기 위해 약 87만5000명의 서명을 모으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2026년 1월 1일 순자산을 기준으로 세금을 부과한다. 이를 통해 주 내의 심각한 빈부격차를 해소하고 연방 정부 예산 삭감에 따른 의료 예산 부족분을 메운다는 계획이다. SEIU-UH는 해당 법안으로 최대 1000억달러를 모금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법안 통과 시 과세 대상이 되는 캘리포니아 내 억만장자는 214명이며 이들 대다수가 기술업계 거물들과 벤처 투자자들이라고 밝혔다.


이날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순자산을 기준으로 보면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2700억달러), 세르게이 브린 구글 공동창업자(2510억달러),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2480억달러), 마크 저커버그 미터 창업자(2330억달러), 젠슨 황 엔비디아 창업자(1560억달러) 등이 주요 과세 대상으로 추정된다. 페이지 창업자의 경우 법안 통과 시 약 135억달러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막대한 세금에 직면한 기술업계 주요 인사들은 캘리포니아를 떠나겠다고 하거나 해당 법안에 동조하는 정치인을 낙선시키겠다고 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페이지 창업자는 최근 주위에 캘리포니아를 떠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주 정부 기록에 따르면 그와 관련된 유한책임회사 세 곳이 플로리다주에 법인 설립 서류를 제출했다. 순자산 268억달러의 페이팔과 팔란티어를 창업한 억만장자 투자자 피터 틸도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 거주지를 마련하고 유권자 등록을 하는 등 이주를 검토하고 있다고 매체는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기술 업계에서는 해당 법안에서 과세 기준으로 삼는 순자산이 대부분 주식 보유에 따른 평가액이며, 이는 미실현 이익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Y콤비네이터의 게리 탠 최고경영자(CEO)는 미실현 이익에 대한 세금으로 "부유세가 캘리포니아의 소규모 기술기업을 죽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팔머 럭키 안두릴 창업자는 이 세금으로 인해 창업자들이 회사 지분의 상당 부분을 매각하게 될 수 있다며 "기업이 사명이나 장기적 지속가능성보다 이윤 추구에 몰두하도록 사실상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술 업계와 가까웠던 로 칸나 연방 하원의원이 법안에 동조한다는 데 서운함을 표하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 칸나 의원에 막대한 기부금을 냈던 앤드리슨 호로비츠의 마틴 카사도 파트너와 탄 CEO 등은 그를 낙선시키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칸나 의원은 빅테크 거물들의 반발에도 비꼬듯이 "나는 그들이 매우 그리울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업계 반발에 더불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경쟁력 하락을 우려해 주 차원의 부유세 부과에 반대한다. 그는 이달 초 "다른 49개 주로부터 자신을 고립시킬 순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부유세 법안이 주민투표로 통과된다면 뉴섬 주지사는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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