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석코치로 준우승→바통 받아 5위, 정경호 감독의 1년 차는 내용+결과까지 ‘대성공’…차세대 사령탑으로 ‘급부상’[SS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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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코치로 준우승→바통 받아 5위, 정경호 감독의 1년 차는 내용+결과까지 ‘대성공’…차세대 사령탑으로 ‘급부상’[SS포커스]
강원FC 정경호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 정다워 기자] 강원FC 정경호(45) 감독은 성공적으로 K리그 무대에 안착했다. 이제 ‘다음’을 기대하게 된다.

정 감독이 이끄는 강원은 K리그1 2025시즌을 5위로 마감했다. 30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홈 최종전 전까지 6위였던 강원은 1-0 승리하며 FC서울을 끌어 내리고 극적으로 도약에 성공했다. 코리아컵 결승전에서 전북 현대가 승리해 우승하면 강원은 2026~2027시즌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2에 진출하게 된다. 의미가 큰 순위 상승이다.

지난해 수석코치로 일하며 준우승을 일궜던 그는 사령탑이 되어 전면에 나섰고, 구단 역대 두 번째 최고 성적이라는 역사를 썼다. 누구나 강등권으로 갈 수 있는 살 떨리는 무대에서 강원은 후반기를 강등 걱정 없이 편안하게 시즌을 보냈다. 여기에 코리아컵 4강 진출, ACL엘리트 2승 등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감독 1년 차인 것을 고려하면 기대 이상의 행보다.

삭발 투혼을 선보였던 강원 정경호 감독.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여러 어려움 속에 일군 성적이라 의미가 크다. 강원은 지난해 준우승 핵심 멤버였던 양민혁, 김영빈, 황문기 등 주축 선수들 없이 새 시즌을 시작했다. 구단에서 영입한 외국인 선수들은 존재감이 미미했다. 오히려 국내 선수와의 경쟁에서 밀릴 정도로 경쟁력이 떨어졌다. 지금도 사실상 외국인 주력 자원은 센터백 강투지 한 명뿐이다. 선수 인건비도 전체 구단 중 하위권에 속한다.

정 감독은 외국인에 의존하지 않고 ‘팀’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특히 여름에 서민우, 김대원이 전역하고 정 감독이 원했던 모재현, 김건희가 합류하면서 완성도가 올라가기 시작했다. 유기적이면서 체계적인 압박, 유려한 빌드업 등은 전술에 일가견이 있는 광주FC 이정효 감독, 대구FC 김병수 감독 등마저 호평할 정도였다.

리더십, 여기에 초보답지 않은 위기관리 능력까지 돋보였다. 3연패를 두 차례나 당했고, 공식전 무승 기간이 6경기(5무 1패)로 길어져 흔들리는 시기도 있었지만 강원은 무너지지 않았다. 정 감독은 승리가 필요한 순간마다 승부사 기질을 발휘하며 꼭 잡을 경기는 잡아내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문제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개선하는 패턴으로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는 모습이었다. 지도자로서 잠재력이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지난해 준우승을 일군 윤정환 현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과 결별할 때만 해도 강원을 보는 시선은 우려로 가득했다. 성급한 리더십 교체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따랐지만, 김병지 강원 대표이사의 ‘선구안’은 틀리지 않았다. 김 대표는 코치로 풍부한 경험을 쌓았고, 디테일한 전술 수립 능력, 다채로운 훈련 세션을 갖춘 정 감독이 팀의 수장이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선택은 적중했다.

1년 차를 성공적으로 마친 정 감독은 한국 축구가 주목해야 할 차세대 사령탑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1980년생으로 K리그1 막내 지도자인 그는 감독이 갖춰야 역량을 고르게 갖추고 있다는 축구계 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효 감독이 그랬듯, 2년 차에도 착실하게 성과를 낸다면 정 감독의 주가는 더 올라갈 게 분명하다.

올해 강원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후반에 들어가 분위기를 바꿀 ‘게임 체인저’의 부재였다. 특히 공격수 포지션에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유난히 큰 팀이 강원이었다. 팀에 보탬이 될 만한 공격 자원만 추가로 들어온다면 다음 해에는 업그레이드를 기대할 수 있다. 구단주인 김진태 강원도지사도 “내년에는 지원을 더 늘리겠다”라고 약속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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