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울산·수원=김용일·정다워 기자] ‘멸망전’으로 불린 강등권 싸움의 향방을 바꾼 건 광주FC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30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최종 38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0 승리했다.
일찌감치 잔류를 확정한 광주는 최종전 결과와 관계가 없는 팀이었다. 6일 코리아컵 결승전을 대비해 일부 주전 선수에게 휴식을 줄 정도로 여유도 있었다.
생존 싸움에 끼지 않았지만 광주는 최선을 다해 수원을 상대했다. 후반 4분 헤이스의 선제골이 터진 뒤 리드를 지키기 위해 전력투구했다. 코리아컵 결승을 앞두고 있지만 센터백 안영규가 부상으로 벤치를 향할 정도로 물러서지 않았다. 집중력 높은 수비 끝에 광주는 수원을 돌려세웠다. 특히 골키퍼 노희동은 연이은 슈퍼세이브로 수원을 좌절시켰다.
광주의 승리로 큰 혜택을 본 팀은 울산HD다. 울산은 같은 시간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제주SK와 홈경기에서 후반 44분 김승섭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졌다. 수원이 광주를 이겼다면 승점 역전이 이뤄지며 울산이 승강 플레이오프로(PO) 향하는 10위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광주가 승리하면서 울산은 승점 44(11승11무16패)에서 제자리걸음하고도 ‘강제 잔류’에 성공했다. 1부에 자력으로 남는 마지노선인 9위를 지켰다. 수원은 승점 42(11승9무18패)에 그치면서 10위를 유지했다. 광주가 최종전의 ‘캐스팅보터’가 된 셈이다.
이 감독은 “어떤 경기든 안주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팀 상황과 상관없이 15승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사력을 다한 선수 덕분에 승리했다”라고 말했다.
반면 경기 전 수원 김은중 감독은 “후회를 남기지 말자고 했다. 이겨놓고 저쪽 상대 결과가 좋게 나와 승강PO에 가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좋은 상황인데 못 이기면 치명적”이라고 말했는데 우려는 현실이 됐다.
수원은 12월 4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K리그2 PO 승자인 부천FC1995와 승강PO를 치른다. 김 감독은 “아쉬울 시간도 없다. 잔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울산을 잡고 K리그1 11위(10승9무19패·승점 39)를 확정한 제주는 12월 3일과 7일 두 차례에 걸쳐 K리그2 2위를 차지한 수원 삼성과 승강PO 무대에서 겨룬다.
한편, 이날 광주의 지원 사격을 받은 울산은 잔류에 성공하고도 서포터 ‘처용전사’ 등으로부터 야유를 받아야 했다. ‘치욕의 2025’ 걸개도 보였다. 올해 김판곤, 신태용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임시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끈 노상래 대행은 “솔직히 많이 힘들었다”며 “이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구단에서 잘 대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kyi0486@sportsseoul.com·weo@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