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기수의 첫 승도, 명장의 500승도 모두가 감동이었다. 한국 경마의 산실, 렛츠런파크에 감동의 바람이 불어왔다.
지난 6월 데뷔한 권중석, 우인철, 조성환 기수 모두가 데뷔 첫 승을 기록하며, 한국 경마의 새로운 세대를 예고했다. 세 기수는 각기 다른 배경과 개성을 지녔지만, 묵묵한 노력과 도전정신으로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권중석 기수 권중석 기수는 지난달 18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10경주에서 ‘실버레인(3세, 한국, 수)’과 호흡을 맞추며 데뷔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권 기수는 수차례 좌절 속에서도 기수의 꿈을 포기하지 않고 달려온 집념의 인물로, 이번 승리를 통해 가능성을 입증했다. 권 기수는 “출발이 늦어 걱정했지만 추입이 잘 먹혀 들어가며 우승으로 이어졌다. 결승선을 통과하고 나서야 비로소 실감이 났다”며 “기수를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머니와 아내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가족을 생각하며 열심히 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따라왔다”고 덧붙였다. 권 기수는 지난 8일 단거리·장거리에서 각각 1승씩을 추가하는 등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인철 기수 우인철 기수도 지난달 26일 렛츠런파크 서울 제9경주에서 ‘페어스카이즈(4세, 미국, 수)’와 함께 데뷔 첫 1위를 차지했다. 차분한 주행 감각과 뛰어난 전술 수행력으로 주목받아온 우 기수는, 데뷔 초반부터 안정적인 자세와 침착한 상황 판단력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아왔다. 우 기수는 “첫 승이 이렇게 짜릿할 줄은 몰랐다”며 “두 마리가 선행을 가면 그 뒤를 따르라는 조교사님의 지시를 충실히 따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승리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다. 앞으로 더 배우고 성장해 팬들에게 믿음을 주는 기수가 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우 기수 역시 지난 9일 제10경주에서 1승을 거두는 등 현재 연승률 27.1%를 기록 중이다.
조성환 기수 조성환 기수는 3인방 중 가장 늦게 첫 승을 신고했다. 지난 1일 제9경주 ‘예술이야(6세, 한국, 거)’와 함께 데뷔 첫 우승을 차지했다. 관리사 출신으로 말에 대한 이해가 깊은 조 기수는 꾸준한 성실함과 기본기에 강점을 지닌 기수로 평가받고 있다. 조 기수는 “욕심은 있었지만 조바심은 내려놓으려 했다. 마방에서 한 마리를 준비하는 과정의 노력을 알기에 결과가 더욱 뜻깊다”며 “서울 동기 중 첫 승은 늦었지만, 실수를 줄이고 기승술을 다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첫 승을 계기로 한층 성장한 기수가 되고 싶다”며 “그동안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앞으로도 발전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송문길 조교사 반면 렛츠런파크 서울의 대표 명장 송문길 조교사(40조)는 지난 8일 통산 500승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서울 제8경주에서 출전마 ‘스케일킹(4세, 한국, 거)’이 김정준 기수와 호흡을 맞추며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 단승식 62.8배의 이변 속에서 거둔 값진 승리였다. 2013년 데뷔한 송 조교사는 ‘클린업조이’와 함께 데뷔 3년 만에 그랑프리(G1) 우승을 거두며 일찍이 명성을 알렸다. 이후 역대 최강 암말로 평가받는 ‘실버울프’를 비롯해 다수의 명마를 배출, 대상경주 27회 우승, 최우수 조교사 3회 수상이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