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 울려 퍼진 위험 신호…‘22세 히든카드’ 문동주가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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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 울려 퍼진 위험 신호…‘22세 히든카드’ 문동주가 껐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지지 않겠다는 마음, 그뿐이었습니다. ”

분명한 위험 신호였다. 정규리그와 포스트시즌(PS)은 완전히 달랐다.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서 한화가 자랑하는 1~3선발이 줄줄이 고개를 숙였다. 정규리그 4관왕에 빛나는 코디 폰세가 6이닝 6실점으로 물러난 것이 신호탄이었다. 라이언 와이스와 류현진은 5이닝을 채 버티지 못했다. 각각 4이닝 5실점, 4이닝 4실점에 그쳤다. 무너지지 않았다. ‘히든카드’ 문동주가 있었다. 1차전 2이닝 무실점, 3차전 4이닝 무실점으로 막으며 팀을 벼랑 끝에서 구했다.

생애 첫 포스트시즌(PS). 낯선 것들의 연속이다. PO서 선발이 아닌, 불펜 임무를 맡았다. 2022시즌 데뷔한 문동주는 주로 선발로 뛰었다. 1군서 뛴 81경기 중 선발이 71경기였다. 루틴 자체를 바꿔야 했을 터. 심지어 3차전은 이틀 휴식 후, 그것도 주자가 있는(무사 1루) 상황서 마운드에 올랐다. 팀을 위해서라면 거칠 것이 없었다. 문동주는 “야구하면서 주자가 있을 때 등판한 적이 있나 싶다”면서도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어떤 보직이든 상관없다”고 말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단순한 불펜 전환이 아니었다. 가장 위급한 순간, 불을 껐다. 그것도 화끈하게. 두 차례나 데일리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이유다. PO 1차전서 문동주는 최고 구속 161.6㎞를 찍었다. 올해 리그서 나온 가장 빠른 공이었다. PO 3차전에선 두 번째 투수로 나서 경기 끝까지 책임졌다. 한화 벤치에선 감탄이, 상대 진영에선 탄식이 흘러나왔다. 문동주는 “3차전에선 몸이 살짝 무거운 느낌이긴 했다”면서도 “스피드보다는 제구나 커맨드에 신경을 쓰려 했다”고 귀띔했다.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도 잊지 않았다. PO서 문동주는 평소와는 달리 격한 세리머니를 선보였다. 경기장에 울려 퍼지는 포효. 더그아웃 분위기도 덩달아 뜨거워졌다. 동료들에게, 팬들에게 ‘우리가 이긴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최재훈은 “이닝을 거듭할수록 자신감이 붙는 것 같더라. 기세로 밀고 나가는 것 같았다. (타자친화구장인 라이온즈파크에서) 1점을 지키는 건 정말 어려운데, 정말 잘하더라”고 전했다.

큰 경기에 강하다. 문동주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AG) 금메달 주역이다. 첫 성인 국제대회였음에도 결승서 대만을 상대로 6이닝 무실점을 마크했다.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가늠케 한 대목이다. 이번 가을 역시 마찬가지. 정규리그 막바지 페이스가 떨어지면서(9월 이후 9경기 3승4패 평균자책점 5.82)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지만, PS서 자신의 진가를 맘껏 드러냈다. 압도적 구위는 물론, 안정감에 과감성까지. 한화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로 성장 중이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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