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인터뷰] 트로피 내려놓고 운동 삼매경… 안현민의 다짐 “또다시, 새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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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 인터뷰] 트로피 내려놓고 운동 삼매경… 안현민의 다짐 “또다시, 새롭게”
KT 외야수 안현민. 사진=스포츠월드 김종원 기자
“이제 새로운 시작이네요. 또 운동하러 갑니다(웃음).”

‘괴물 타자’의 일상은 이미 다음을 향해 뚜벅뚜벅 움직이고 있다. 새해를 마주한 프로야구 KT의 외야수 안현민의 얘기다. 그 누구보다 화려한 시즌을 빚어낸 직후지만, 그에게는 쉼표가 없다. 시선은 일찌감치 2026년을 향하고 있었다.

근질근질했던 몸이 먼저 반응했다. 안현민이 짧은 휴식을 뒤로하고 다시 웨이트장으로 향한 배경이다. 경상남도 김해에 위치한 본가에 내려가서도 마찬가지다. 개인 운동을 통해 치열하게 땀을 흘려가며 지난 시간을 복기하고, 다가올 새 시즌을 향한 각오를 담담하게 되새기는 중이다.

신인왕은 물론, 출루율 1위(0.448),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 등 수많은 트로피가 진열장을 빼곡히 채웠다. 안현민의 2025년을 설명하기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4만 관중이 운집한 일본 도쿄돔에서 연거푸 담장을 넘긴 명장면까지 일궜을 정도다. KBO리그와 국제무대를 가리지 않고 두터운 존재감을 각인시킨 한 해였다.

그럼에도 그대로 안주하는 선택지는 없다. 스스로에게 만족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선수다. 안현민은 직전 시즌을 돌아보는 질문에 부족했던 점을 줄줄이 꺼냈다. 그라운드 위에서 증명해 낸 장면들보다, 아직 채워야 할 부분이 더 많이 보인다는 설명이다. ‘리프레쉬’라는 단어를 경계하면서 “야구선수로서 마냥 쉬기만 할 순 없다. ‘할 건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운동하러 간다”고 활짝 미소 지었다.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는 안현민을 만나 화려했던 2025년을 함께 톺아보고, 다시 출발선에 선 2026년 준비 과정을 들여다봤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되돌아본 2025년 “지금보다 더 발전해야”
각종 지표 최상단에 자리한 ‘안현민’ 이름 석 자가 지난해 리그를 크게 뒤흔들었다. 112경기 출전,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18. 수치만 놓고 보면 신인으로서 더 바랄 게 없는 시즌처럼 보인다.

정작 본인의 평가는 냉정했다. “이제 1년을 소화했을 뿐, 완성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운을 뗀 안현민은 “프로 선수인 만큼 ‘2025년의 나’에서 한층 더 발전해야 한다. 더 많은 경기를 뛰게 될 2년 차를 바라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의 힘을 믿는다. 그는 “이제 막 시작했다. 기록이나 수치를 의식할 연차는 아닌 것 같다”면서 “매일 한 경기 한 경기에서 어떤 플레이를 남겼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목표를 미리 세워두면 오히려 나 자신을 옥죄는 느낌”이라며 “지금은 더 많은 경기 출전, 그리고 풀타임 소화만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수 출신이지만, 외야수로 변신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유의 강력한 어깨를 앞세워 ‘저격수’ 본능까지 일깨웠다. 지난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개의 보살(어시스트)을 기록한 것. 선수 본인은 고개를 저었다. 안현민은 “수비에서는 특히 눈에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다. 당연히 지금보다 더 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외야 수비가 너무 재미있다. 열심히 노력한 만큼 실력이 느는 게 보여서 더 욕심이 난다”고 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탈바꿈’ 마법사 군단… “반드시 가을야구!”
2026시즌을 앞둔 KT는 적잖은 변화를 감행했다. 기존 주축 강백호(한화)가 떠났지만, 베테랑 타자 김현수의 합류를 필두로 전력 전반에 큰 보강을 더했다. 외국인 선수 역시 전원 교체다.

이유 있는 투자다. KT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정규리그 71승5무68패로 6위에 그쳤다. 리그 최고 타자인 안현민의 분전에도 2020년부터 이어온 6년 연속 가을야구 도전에도 제동이 걸렸다.

새 판을 짜며 반등을 노린다. 팀의 간판으로 우뚝 선 안현민의 역할에 자연스레 시선이 쏠린다.

변화의 폭만큼이나 팀 분위기 역시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안현민은 “(김)현수 선배님께 배울 게 정말 많을 것 같다. 기대가 정말 크다”고 웃었다.

각오는 분명하다. 그는 “지난해를 떨쳐내겠다. 그보다 더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해 계속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팀원들과 힘을 합쳐 가을야구에 꼭 나가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사진=KT 위즈 제공 사진=KT 위즈 제공
◆생애 첫 WBC 앞두고 “끝까지 긴장감 늦추지 않을 것”
태극마크는 또 하나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생애 처음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은 안현민은 일본과의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비 원정 평가전에서 두 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한 바 있다. 일본 매체들부터 현지 팬들까지, 도쿄돔 현장을 한순간에 술렁이게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안현민은 대표팀 사이판 1차 훈련 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오는 8일 소집돼 이튿날 출국길에 오른다. 3월 본 대회를 앞두고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변이 없다면 그의 WBC 최종 승선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쳐진다.

들뜬 기색이 없다. 안현민은 “대표팀은 늘 긴장감 속에서 준비해야 하는 자리”라며 “캠프 때부터 다시 시작 아닐까. 하나씩 증명해 나가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메이저리그에서 뛰는 선배들도 합류하고, 세계 각국의 훌륭한 선수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무대라 많은 걸 보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무언가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은 경계했다. 손사래를 치며 “나 자신을 증명하겠다는 거창한 생각은 해본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눈앞에 있는 투수와 어떻게 싸울지, 그 상황에 더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 때문이다. 안현민은 “(WBC 발탁)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표팀 선수로서 집중을 놓치지 않는 데 힘을 쏟겠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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