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미완(未完)’의 꿈을 이루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두 백전노장이 가을의 한가운데서 재회했다.
외야수 손아섭(한화)과 포수 강민호(삼성)의 맞대결은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최대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과거 한솥밥을 먹었던 사이에서 이젠 적으로 조우하게 됐다.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를 향한 마지막 관문이다. 우승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둘의 간절함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다고 불꽃만 튀는 건 아니다. 전 소속팀 롯데에서 오랜 시간 함께한 끈끈함이 있다. 서로를 향한 존중이 가득 담긴, 품격 있는 승부를 예고한 배경이다.
서로를 넘어서야 다음이 있다. 그럼에도 훈훈한 대화들이 오간다. 손아섭은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 (강)민호 형은 나와 달리 KS 경험이 있다”며 “이번에는 한 수 배우는 자세로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민호 역시 손아섭을 향해 “멋있게 붙어보자”고 화답했다. 이어 “누가 올라가던 승자에게 ‘KS에서 우승 반지를 낄 수 있도록 응원해 주자’고 약속했다”고 미소 지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물론 경계를 늦추진 않는다. 냉혹한 승부의 세계서 정상급 기량을 10여 년 넘게 유지하고 있는 둘이다.
“삼성은 현시점 KBO리그에서 가장 강한 팀”이라 운을 뗀 손아섭은 “내 기준에선 그렇다. 투타 밸런스가 굉장히 안정된 팀이라서 (상대하기) 워낙 까다롭다. 이번 PO는 그래서 정말 재미있으면서도 힘든 시리즈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 선발투수들이 좋기 때문에 1번타자로서 어떤 방식으로든 출루해 기회를 만들겠다”고도 했다. 반대편은 ‘봉쇄령’을 외친다. 사자군단 안방마님인 강민호는 공수를 넘나드는 야전 사령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이에 “손아섭의 출루를 막아야 최소실점으로 이어진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공교롭게 지난 19, 18일 이틀 동안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서 끝난 PO 1, 2차전 하루씩 맹활약을 주고받았다. 손아섭은 1차전서 큼지막한 2루타 1개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성적을 작성, 한화의 기선제압 주역으로 우뚝 선 바 있다.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번 시리즈를 앞두고 엄청난 긴장감에 시달렸다는 후문이다. 역으로 활용하는 재치를 보였다. “긴장감이 집중하는 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며 “사실 타격감은 별로 안 좋아도 긴장감과 고도의 집중력으로 그나마 어떻게든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음 날엔 형님이 보여줬다. 강민호는 2차전 쐐기 투런포를 쏘아 올리는 등 시리즈 1승1패 균형을 맞추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무엇보다 무려 PO 무대 최고령 홈런이다. 40세2개월1일 나이로 빚어낸 아치로, 직전 시즌서 직접 마크했던 종전 기록(39세2개월1일)을 스스로 경신한 셈이다.
경기 뒤 “홈런을 친 것보다는 아직 이 나이에도 PS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다는 것에 정말 행복하다”면서 “언제까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몸 관리를 잘해 더 오래 뛸 수 있는 선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