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말 그대로 가을야구 ‘철벽’ 모드다. 프로야구 삼성의 선발투수 최원태가 포스트시즌(PS) 두 경기 연속 호투를 일궈냈다.
앞선 정규리그의 아쉬움을 털어내듯 뜨겁게 포효했다. 최원태는 19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PS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 2차전에 선발 등판, 7이닝 동안 91구를 던져 4피안타(1피홈런) 2사사구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삼성은 이날 한화 상대로 7-3 승리를 거둬 시리즈 전적 1승1패 균형을 맞췄다.
최원태가 또 한 번 번뜩이는 명품 투구를 아로새겼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지난 9일 인천서 열린 SSG와의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1차전 6이닝 무실점을 써낸 바 있다.
특히 분위기 반전이 절실했던 삼성이다. 하루 전 18일 같은 곳서 열린 한화와의 PO 1차전에서 8-9로 석패했다. 당시 선발 중책을 맡았던 헤르손 가라비토는 상대 방망이에 고전, 3⅓이닝 5실점 성적표를 떠안았다.
활화산 같은 독수리 타선을 극복하는 게 시급했을 터. 2차전 선발투수 최원태가 그 중책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삼성 타선 역시 화력 지원을 통해 그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특히 구자욱과 르윈 디아즈, 김영웅으로 이어지는 클린업 타선에서만 5타점이 나왔다. 포수 강백호의 쐐기 투런까지 나와 승기를 굳힐 수 있었다.
잠시 휘청이기도 했다. 1회 말 0-0 상황에서 한화의 2번타자 루이스 리베라토 상대로 솔로포(0-1)를 허용한 것. 평정심을 곧장 되찾았다. 이후 땅볼 유도 등 범타를 수차례 만드는 등 위기 관리 능력이 빛났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적재적소에 빛난 팔색조 피칭도 한몫했다. 최고 시속 149㎞까지 나온 직구는 물론이고 커터와 체인지업, 커브 등이 춤을 췄다. 특히 7회 말 주자 없는 2사에서 한화의 대타 권광민 상대로 3구째 던진 체인지업 삼진 장면은 백미였다.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 참석한 최원태는 “오늘 이겨서 기분이 좋다. 이번 원정서 1승1패를 목표로 했는데 그 부분을 이루고 홈으로 돌아가게 됐다”고 미소 지었다. 호투의 비결로는 배터리 호흡을 맞춘 파트너인 포수 강백호를 향해 공을 돌렸다. “(강)민호 선배님 사인대로 던진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PS에서 두 경기 연속 호투 행진이다. 이를 지켜본 강민호는 “안 좋을 때는 항상 강하게만 던지려고 하더라. 볼카운트 싸움에서 공이 자꾸 벗어났다. 가을야구에 오면서 그런 부분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최원태 역시 고개를 끄덕인다. “정규리그 때는 고집이 좀 있었다. 마운드 위에 서면 흥분도 되고, 주체를 못했다. 지금은 다르다. 내년 시즌엔 선배님 말씀 잘 들어서 더 보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정규리그 때만 해도 부진한 모습이 있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FA)으로 삼성에 합류, 정규리그서 27경기서 8승7패 평균자책점 4.92(124⅓이닝 68자책점)에 머물렀다. 가장 중요한 무대서 마침내 기대에 부응하는 중이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도 연일 계속되는 호투로 극복하고 있다.
선수 본인도 마음이 무거웠다. 그간 자신을 향했던 비판을 두곤 “들을 만했다”고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을 정도다.
이어 “그런 시기가 있었지만, 더그아웃 동료들과 형들이 분위기를 잘 만들어줘서 부담을 덜 수 있었다”며 “다들 ‘편하게 하라’ ‘그냥 즐기자’고 해서 정말 즐겼는데, 경기가 잘 풀리는 듯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