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메모] “오작교도 놔준 사이” 왕년의 동지들 ‘지락대결’ 빅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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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메모] “오작교도 놔준 사이” 왕년의 동지들 ‘지락대결’ 빅뱅
사진=SSG 랜더스, 삼성 라이온즈 제공
“오작교도 놔준 사이입니다(웃음).”

프로야구 가을 축제를 앞두고 왕년의 동지들이 사령탑으로 다시 마주섰다. 2025 신한 SOL뱅크 KBO리그 포스트시즌(PS)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맞붙게 된 이숭용 SSG 감독과 박진만 삼성 감독이 그 주인공들이다.

1990~2000년대 현대의 전성기를 함께했던 두 사람은 돌고 돌아 PS 외나무다리에서 수장 신분으로 자웅을 겨루고 있다.

둘은 선수 시절 한솥밥을 먹으며 1998년과 2000년, 2003년, 2004년 등 네 번이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 감독은 1루와 외야를 오가며 활약했고, 박 감독은 ‘국민 유격수’로 불리며 수비의 중심을 다잡았다. 이른바 ‘현대 왕조’의 주역들로 평가받는다.

함께 땀을 흘리던 시절을 기억한다. 이에 지난 9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열린 준PO 1차전을 앞두고 나란히 옛 이야기를 꺼냈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이 감독이 먼저 웃으며 입을 열었다. “현역 시절부터 많이 좋아했던, 특별한 후배였다. 여담이지만, 내 소개로 (박 감독이) 결혼도 했다”는 설명이다. 박 감독은 “오래된 이야기다. 그 후로 결혼 생활 잘하면서 아들도 잘 크고 있다”며 화답했다. 그는 “이 감독님 덕분에 아내와 연애를 길게 하면서 좋은 추억도 많이 쌓았다”며 고마운 마음을 에둘러 표현하기도 했다.

야구장 안 동료로서 관계도 깊었다. 박 감독은 “현대에 와서 선배(이 감독)를 정말 많이 쫓아다녔다. 모르는 게 있으면 물어보고, 밥도 엄청 얻어먹었다. 서울 집에 가서 잠도 잘 정도로 챙겨주셨다”며 웃었다.

이어 “그 덕분에 프로에 잘 적응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 올 수 있도록 도와준 선배였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이렇게 둘 다 감독이 돼서 상대로 만나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사진=SSG 랜더스 제공
옛 기억은 잠시 접어둔다. 이제는 각자의 유니폼을 입고 가을 전쟁터에 섰다. 그라운드 위에선 이겨내야 할 적으로 마주할 터. 박 감독 역시 고개를 끄덕이는 대목이다. “선수 시절부터 존경하는 선배와 붙게 됐다. 감독으로선 꼭 이겨야 한다. 운동장 안에서는 선·후배 관계를 접어두고, 선배 머리 위에서 전략을 짜야 하지 않겠나”라며 필승의 각오를 다졌다.

가을야구 경험만 놓고 보면 박 감독이 한발 앞선다. 당장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궜다. 반면 이 감독은 사령탑 커리어 통틀어 처음으로 PS 무대를 밟는다.

하지만 표정만큼은 담담하다. 첫 가을무대를 두고 “조금 새로울 것 같긴 하지만, 지금까지는 정규리그와 비슷한 느낌이다. 경기에 들어가면 또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계속해서 똑같은 감정으로 임하겠다”며 차분한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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