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웃질 못하니”…모두를 침묵시킨, 한화표 운수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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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웃질 못하니”…모두를 침묵시킨, 한화표 운수 좋은 날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술술 풀리는 줄 알았는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했던가. 프로야구 한화에겐 냉탕과 온탕이 공존했던 경기다. 아웃카운트 단 한 개를 남겨두고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직행의 꿈이 사라졌다.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리그’ 원정경기서 5-6으로 패했다. 시즌 성적 83승3무57패를 기록, 시즌 최종전 결과에 상관없이 2위를 확정했다.

최상의 시나리오가 펼쳐지는 듯했다. 비슷한 시각 선두 LG가 잠실에서 NC에게 패했다. 만약 이날 한화가 승리한다면 두 팀의 거리는 0.5경기 차까지 좁혀진다. LG는 이미 페넌트레이스를 마무리한 상황. 한화가 3일 KT전까지 잡으면 동률을 마크, 1위 타이브레이커로 간다. 아쉽게도 한 끗이 부족했다. 9회 말 발생한 예기치 못한 방화로 1위 트레직 넘버가 소멸됐다.

이날 한화가 내세운 선발투수는 ‘에이스’ 코디 폰세다. 당초 지난달 28일 LG와의 홈경기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해당 경기가 비로 하루 미뤄졌다. 당시 몸을 많이 풀었던 폰세는 다음날 곧바로 나서기 어려웠다. 1위 싸움을 이어가느냐 마느냐 기로에서 한화는 정우주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막내의 패기(3⅓이닝 무실점)를 발판삼아 한화는 7-3 짜릿한 승리를 노래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팀에 미안했던 마음까지 듬뿍 담았다. 폰세는 위력투로 화답했다. 6이닝 6피안타(1피홈런) 2실점(2자책)으로 활짝 웃었다. 이날 또한 비로 인해 경기가 다소 늦게 시작했다. 1회 말 선두타자 박성한에게 선제 홈런을 내주며 불안한 출발을 보이기도 했다. 에이스의 품격은 위기서 더욱 빛났다. 당초 예정됐던 5이닝을 넘어 6이닝을 마크, 흐름을 잡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개인적으로 의미 있는 숫자도 만들어냈다. 10개의 탈삼진을 뺏어낸 것. 올 시즌 개인 탈삼진을 252개까지 늘렸다. 드류 앤더슨(SSG·245탈삼진)을 제치고 이 부문 1위에 복귀했다. 앤더슨은 지난달 29일 인천 롯데전(6이닝 1실점)을 끝으로 정규리그 등판을 마무리했다. 탈삼진왕 타이틀은 폰세의 몫이 됐다. 다승, 평균자책점, 승률까지 외인 투수 최초 4관왕을 예약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의 신들린 대타 작전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1-2로 끌려가던 7회 초였다. 1사 후 3연속 대타 카드를 내세웠다. 적중했다. 최인호와 이도윤이 각각 2루타, 안타를 때려낸 데 이어 이진영이 투런포로 포효했다. 상대 불펜투수 한두솔의 134㎞짜리 슬라이더를 받아쳤다. 여기에 노시환의 내야안타까지 더해지며 5-2까지 달아났다. 순식간에 분위기를 장악했다.

반전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다. 5-2로 앞선 9회 말이다. 마무리 김서현이 올랐다. 채현우, 고명준을 나란히 범타로 돌려세우며 무난하게 경기를 마치는 듯했다.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이때 SSG가 마지막 대타 작전을 시도했다. 류효승과 현원회 카드를 내세웠다. 각각 안타, 홈런을 때려내며 추격의 끈을 당겼다. 고조되는 긴장감 때문일까. 김서현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정준재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루키 이율예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고 말았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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