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BO 제공 가장 중요할 때, 가장 높은 곳에서 값진 승리를 쟁취했다. 프로야구 KT가 국군체육부대(상무)를 제압하고 퓨처스리그(2군) 초대 챔피언결정전 정상에 올랐다. 경기 초반부터 매섭게 몰아치며 기선 제압에 성공, 마법사의 이름을 KBO리그 역사에 아로새겼다.
KT는 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5 KBO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서 상무 상대로 10-5 승리를 거뒀다. KBO리그에서 2군 챔피언결정전이 열린 건 올 시즌이 최초다. 1군 무대 활약 기회가 적은 선수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더하고, 경기력과 동기부여 향상을 목표로 도입됐다.
경기 전만 해도 ‘다윗과 골리앗’처럼 보였다. KT가 맞선 상무는 자타공인 ‘최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2012년부터 14년 연속 퓨처스리그 북부리그 1위에 올랐을 정도다. 올 시즌은 74승1무27패로 승률 0.733을 마크했다. 같은 북부리그 소속인 KT는 58승2무39패(승률 0.598)로 2위에 자리했다. 상대전적만 보면 KT가 웃은 기억이 더 적었다. 올 시즌 4승9패 열세였다.
이날 챔피언결정전에 나선 상무의 선발 라인업만 봐도 압도적인 무게감을 자랑했다. 군 복무 중인 한동희(롯데)와 류현인(KT), 송명기(NC), 이재원(LG), 전의산(SSG) 등 10개 구단이 자랑하는 기대주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뜻밖의 전개가 이어졌다. 제구 난조와 수비 실책이 호화군단을 휘청이게 한 것. 이날 상무의 사사구는 9개, 실책 3개가 나왔다.
사진=KBO 제공 그 빈틈을 놓치지 않은 KT다. 상무 선발투수 진승현(롯데)을 두들겨 안타 1개와 사사구 4개를 얻는 등 2회 초 강판시켰다. 불붙기 시작한 타선은 멈추지 않았다. 3회 초 공격, 무사 1, 2루에서 문상준의 적시타(3-0)가 터졌고, 김민석의 희생플라이(4-0)가 더해졌다. 최동희의 1타점 적시타 장면에선 상대 실책까지 겹쳐 단숨에 6점 차 리드(6-0)를 만들었다.
KT의 방망이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포수 김민석이 쐐기를 박았다. 7-0으로 마주한 4회 초 우중간 2루타로 1루주자 문상준을 홈으로 불러들여 3타점 경기를 완성했다. 선발투수 한차현도 힘을 보탰다. 화끈한 점수 지원에 힘입어 3이닝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초반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 가운데 4타수 2안타 3타점 활약을 펼친 공포의 8번타자 김민석이 현장 기자단 투표 결과 14표 중 8표(57%)를 받아 퓨처스리그 챔피언결정전 첫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사진=KBO 제공 MVP 득표 2위(4표)로 뒤를 이은 한차현은 우수 투수상을 수상했다. KT 내야수 강민성은 우수 타자상을 받았다. 감투상은 상무 포수 윤준호에게 돌아갔다.
경기 뒤 김호 KT 퓨처스팀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정말 긴장하지 않고 너무나 열심히 해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다 넘기고 싶다”고 감격의 우승 소감을 남겼다.
이어 “굉장히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될 수도 있고, 경험일 것이다. 이런 무대가 선수들에겐 자신감으로 돌아올 것이다. 매년 계속 열렸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