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세를 대신한다는 중압감, ‘고졸루키’ 정우주가 털었다… 독수리 군단의 밝은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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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를 대신한다는 중압감, ‘고졸루키’ 정우주가 털었다… 독수리 군단의 밝은 미래
한화 정우주가 29일 대전 LG전에서 호투를 펼친 후, 수훈 선수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박수 받아 마땅한 특급 신인의 씩씩한 피칭이었다.

프로야구 한화의 우완 정우주가 팀의 희망 불씨를 이었다. 29일 대전 LG전에 선발 등판해 3⅓이닝 1피안타 1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수놓았다. 팀도 LG와의 시즌 최종전을 7-3 승리로 물들이며 상대의 페넌트레이스 우승 매직넘버 ‘1’ 소멸을 막았다. 기적 같은 1위 탈환 가능성도 유지한다. 한화가 남은 3경기에서 전승을 거두고 LG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진다면, 한화는 일발 역전을 노릴 1위 결정전(타이브레이크)이라는 판을 깔 수 있다.

정우주의 호투가 소중하게 느껴지는 배경이다. 아울러 이날 등판이 이뤄지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팬들이 느끼는 기특함은 배가 된다. 당초 이 경기는 전날(28일) 열려야 했지만, 전국을 적신 가을비로 끝내 취소 엔딩을 맞았다. 혹시 모를 개시를 대비해 몸을 풀어놨던 종전 선발 ‘에이스’ 코디 폰세만 ‘닭 쫓던 개’가 됐다. 가을야구를 대비해서라도 폰세의 컨디션과 루틴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한화는 어쩔 수 없이 정우주로 선발을 교체해야 했다.

한화 정우주가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갑작스러운 등판, 에이스를 대신하는 중압감, 팀의 희망이 사라질 수도 있다는 불안감까지 여러 신호가 정우주를 짓눌렀다. 그러나 마운드 위 고졸 신인은 듬직했다. 팀 타율 1위(0.280)에 빛나는 LG 타선을 훌륭히 틀어막았다.

1회초부터 홍창기-신민재 테이블세터진을 연속 삼진으로 잠재우고 출발했다. 오스틴 딘의 내야안타, 김현수의 몸 맞는 공으로 위기가 닥쳤지만, 문성주를 땅볼로 돌려세워 어려운 첫 이닝을 잘 닫았다.

궤도에 올랐다. 2회초 구본혁을 시작으로 폭풍 같은 아웃 적립이 이어졌다. 단 하나의 출루도 내주지 않은 채 4회초 오스틴까지 7타자를 모두 범타로 돌려세운 것. 53구를 뿌리는 동안 35구를 택한 최고 구속 155㎞의 패스트볼의 힘이 대단했다. 여기에 무브먼트가 좋아진 커브(10구)와 슬라이더(8구)를 곁들여 호투를 수놓았다. 더할 나위 없었던 10개의 아웃카운트와 함께 조동욱에게 공을 넘긴 정우주였다.

경기를 마친 정우주는 “전날 등판 사실을 알고 많이 떨리고 긴장됐다. 중요한 경기라는 걸 잘 알고 있어서 잠도 못 잤는데 막상 마운드 올라가니까 그런 생각은 좀 줄었다”며 “첫 선발 등판을 떠올리고 루틴 잘 지키면서 준비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미소 지었다. 이어 “(지난 선발 등판과 비교해) 초구 카운트를 잡고자 노력을 많이 했고, 커브가 잘 들어가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자신의 경기를 돌아보기도 했다.

등판의 시작점이 됐던 폰세와 나눈 대화도 귀띔했다. 그는 “폰세가 갑자기 본인 때문에 이렇게 (등판이) 정해져서 미안하다고 했다. 피칭 끝나고도 좋은 결과 나와서 고맙다는 말도 해줬다”며 뒤에서 든든한 지지를 보내준 동료를 향한 감사 메시지도 전했다.

한화 정우주가 투구를 마치고 밝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이로써 이날 시즌 50번째 경기를 치른 정우주는 3승 무패 3홀드와 함께 평균자책점을 2.91(52⅔이닝 17자책점)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고개를 끄덕일 만한 만족스러운 첫 시즌 성적표다.

“감독님, 코치님은 (오늘을 끝으로) 조금 쉬게 해주시려는 것 같은데, 언제든 준비는 돼 있다. 짜주시는 스케줄에 따를 것”이라고 남은 시즌 계획을 언급한 정우주는 “팀에서 잘 관리해주신 덕에 시즌 내내 좋은 상태에서 피칭할 수 있었다. 정말 재밌었던 시즌”이었다는 흡족한 소감을 띄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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