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 극복 못한 호랑이들의 우승 징크스… 백기 들어올린 KIA, 육성부터 FA까지 당면과제도 ‘산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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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극복 못한 호랑이들의 우승 징크스… 백기 들어올린 KIA, 육성부터 FA까지 당면과제도 ‘산더미’
KIA 이범호 감독이 무거운 표정으로 선수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누구도 예상 못 한 ‘디펜딩 챔피언’의 몰락이다.

프로야구 KIA의 2025시즌이 사실상 마무리됐다. 22일 기준 62승4무70패로 승률 0.470에 그친다. 포스트시즌(PS) 티켓 획득 확률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지만 자력으로는 이미 불가능하다. 경쟁팀들의 동시 추락, KIA의 거짓말 같은 전승이 더해져야 한다. PS 탈락 확정이라 일컬어도 이상할 게 없다는 의미다.

백기를 들었다. 이범호 KIA 감독은 “잔여 경기에서는 젊은 선수들을 써볼 것”이라며 남은 시간을 내년을 위한 준비로 삼겠다는 의중을 내비쳤다. 최근 윤도현, 박재현, 박민 등 유망주들의 이름이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는 배경이다.

지난해 ‘V12’의 힘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김도영이라는 굵직한 별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 이탈이 이유였다지만, 미끄러지는 과정에서 노출한 무력함을 돌아보면 모든 건 초라한 변명이었다.

팀 타율 6위(0.260), 평균자책점 7위(4.64) 등 전통적인 지표만 봐도 밸런스라고는 찾아보기 힘들다. 수비에서도 팀 최다 실책 2위(115개)로 낙제점을 받았다. 제임스 네일, 최형우 등 고독한 에이스들이 분전했지만, 팀의 동반 추락을 버틸 재간까지는 없었다.

KIA 최형우가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지긋지긋한 ‘우승 징크스’가 떠오른다. 한국시리즈 우승만 하고 나면 가파르게 미끄러진다. 손쉽게 왕조를 구가했던 해태 시절을 지나 간판을 KIA로 바꾼 후, 연속 우승은 꿈도 꾸지 못한다.

KIA 이름으로 첫 우승을 일군 2009년을 지난 2010시즌, 구단 최다 16연패 등에 허덕이며 5위로 가을야구를 놓쳤다. 다시 힘을 모은 2017년에 ‘V11’에 성공했지만, 2018년은 다시 5위로 내려갔다. 10구단 체제 속 와일드카드결정전 티켓이 추가된 덕에 PS 탈락은 모면했지만, 이마저도 바로 탈락했다. 올해는 8위까지 떨어지는 등 벼랑이 더 가파르다. 완벽한 명예 실추다.

세 번의 우승, 세 번의 추락. 운이 없었다는 핑계로 스스로를 위로하거나 징크스를 단순한 우연으로 치부하며 문제를 방치할 수는 없다. 다가올 당면 과제들에 집중해야 할 때다.

KIA 최형우가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사진=KIA타이거즈 제공
육성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낀 한 해다. ‘10라운드의 기적’ 우완 불펜 성영탁을 제외하면, 눈길을 끈 새 얼굴은 없다. 유망주들의 지지부진한 성장은 최형우·나성범·김선빈·양현종 등 베테랑들이 마주한 세월의 무게와 맞물려 문제점을 노출할 수밖에 없다. 일찌감치 키움과의 트레이드(조상우)로 1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던 상황 때문에 지난 2026 KBO 신인드래프트에서는 1라운드 신인조차 챙기지 못한 것도 마음에 걸린다. 위기를 타개할 체계적인 육성 플랜 수립이 간절해졌다.

다가올 자유계약(FA) 시장도 문제다. 최형우, 양현종, 박찬호, 조상우, 이준영, 한승택 등 집토끼가 수두룩하다. 특히 수요가 높은 유격수 박찬호의 잔류 여부는 차기 시즌 계획에도 엄청난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각 선수의 계약 상황에 따라 외부 FA 영입이나 트레이드를 고려하는 등 플랜B까지 마련해둬야 하는 복잡한 상황이다.

과감하면서도 묵직한 움직임이 필요하다. 가을을 거르고 맞이할 KIA의 겨울, 유독 날카롭게 느껴질 추위 속에서 정신을 바짝 차려야할 호랑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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