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을 단순한 우주 이벤트로 받아들인다면 본질을 놓치는 것이다. 아르테미스는 과거의 영광을 되풀이하는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는 우주에서의 주도권, 규범, 산업 질서를 다시 짜려는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다.
아르테미스 Ⅱ는 이미 여러 차례 지연됐다. 연료 주입 문제, 수소 누출, 지상 인프라 결함, 무인 시험 이후 드러난 배터리·환기·온도 제어 문제까지, 일정은 계속 미뤄졌다. 일부에서는 이를 관료주의적 비효율이나 기술적 한계로 해석한다.
그러나 이는 절반만 맞는 평가다. NASA는 분명히 말하고 있다. 속도보다 안전, 이벤트보다 지속성이다. 아르테미스는 ‘한 번 가보고 끝나는’ 임무가 아니다. 달 착륙, 장기 체류, 기지 구축, 화성 탐사로 이어지는 연쇄 전략의 일부다. 이 단계에서의 무리한 발사는 실패보다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있다.
아르테미스는 미국 혼자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오리온 우주선은 유럽이 제작한 서비스 모듈 없이는 달에 도달할 수 없다. 추진력, 전력, 생명유지 시스템이 모두 동맹국의 기술 위에 얹혀 있다.
이는 분명한 메시지다. 우주 주도권은 단독 패권이 아니라 동맹 기반 질서로 설계되고 있다. 미국은 방향을 정하고, 동맹은 기술을 분담하며, 민간 기업은 실행을 맡는다. 아르테미스는 그 새로운 모델을 실증하는 시험장이다.
달은 더 이상 상징이 아니다. 남극권의 물 얼음, 심우주 통신과 항법의 거점, 극한 환경 실험 공간, 그리고 화성으로 가는 전초기지. 달은 머무르기 위한 공간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미국이 2030년까지 달 표면에 원자로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것은 이 변화의 결정판이다. 태양광에 의존하지 않는 핵분열 전력은 일시적 탐사가 아니라 상시 활동을 전제로 한다. 달 기지는 연구소이자 에너지 실험장이며, 산업 플랫폼이 된다.
이 모든 배경에는 냉정한 지정학이 있다. 중국은 2030년 전후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함께 달 기지 구상도 공개했다. 먼저 인프라를 구축하는 국가가 규칙을 만들고, 표준을 정하며, 후발 주자의 행동 반경을 제한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2기 들어 다시 등장한 ‘미국 우주 우위(American space superiority)’라는 표현은 상징적이다. 달은 더 이상 중립 공간이 아니다. 통신·정찰·항법·에너지로 이어지는 우주 인프라는 국가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됐다. 달은 그 최전선이다.
아르테미스는 거대한 산업 프로젝트다. 발사체, 우주선, 생명유지 시스템, 원자로, 로봇, 자율운영 AI까지 모든 첨단 기술이 총동원된다. 이는 단기 성과를 노린 이벤트가 아니라 미래 산업 생태계를 선점하기 위한 장기 투자다.
특히 민간 기업의 위상 변화는 결정적이다. 스페이스X 등 민간 기업은 더 이상 하청이 아니다. 달 착륙선, 보급, 통신망 구축까지 핵심 임무를 맡는다. 우주는 이미 정부의 영역을 벗어나 시장과 산업의 공간으로 이동했다.
아르테미스는 분명한 질문을 던진다. 우주는 미래 산업이자 전략 자산이다. 이에 대한 국가 전략은 있는가. 한국은 발사체, 위성, 반도체, 에너지, 로봇, AI 등 달 탐사와 직결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부족한 것은 기술이 아니라 전략적 결단과 선택이다. 미국과의 동맹 속에서 단순 참여국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기술 제공자이자 규범 참여자로 자리 잡을 것인지 지금 결정해야 한다.
달은 과거의 유산이 아니다. 미래 질서가 시험되는 플랫폼이다. 미국의 달 귀환은 낭만이 아니라 계산된 도전이며, 이 흐름에서 뒤처지는 국가는 우주에서뿐 아니라 산업과 전략에서도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오래 머무는 경쟁이다. 그리고 그 경쟁은 이미 시작됐다.
제미나이 3.0 생성 서혜승 AJP 편집국장 ellenshs@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