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올해를 ‘통합 AI 경험의 원년’으로 선언하며 올해만 4억대에 달하는 삼성 제품에 인공지능(AI)을 탑재하기로 했다.
노 대표는 ‘CES 2026’ 개막을 하루 앞둔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모든 갤럭시 스마트폰, 4K 이상 프리미엄 TV, 와이파이 연결이 가능한 가전에 AI를 탑재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대표이사 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의 AI 전략을 소개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이번 간담회는 노 대표가 삼성전자 세트(완제품) 사업의 수장으로서 내놓은 첫 경영 청사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그간 모바일경험(MX)사업부장으로서 갤럭시의 AI 혁신을 이끌어 온 노 대표는 지난해 11월 단행된 정기 사장단 인사에서 ‘DX부문장 직무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식 부문장에 선임됐다. 삼성전자 전 제품과 서비스를 AI화해 ‘끊김 없는’ AI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은 이날 노 대표가 밝힌 ‘삼성전자 3대 핵심 AI 전략’ 중 하나다. 노 대표는 이를 위해 AI폰은 다양한 AI 서비스를 연결하는 ‘AI 허브’로, TV는 인텔리전스 스크린으로, 가전은 가사 부담을 없애는 진정한 ‘홈 AI 컴패니언(동반자)’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노 대표는 두 번째 전략으로 “비즈니스 코어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AI 대중화와 별개로 모바일·TV·가전 등 삼성전자의 모든 세트 사업 분야에서 하드웨어 본연의 가치를 한 단계 더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노 대표는 특히 TV 부문의 대대적인 라인업 전면 재편을 예고했다. 중국의 기술 굴기와 저가 공세 속 삼성의 ‘20년 연속 글로벌 TV 시장 1위’ 위상을 이어가려면 최상위 라인인 ‘마이크로 RGB’와 ‘마이크로 LED’부터 ‘네오 QLED’와 ‘OLED’, 보급형인 ‘미니 LED’와 ‘UHD’까지 촘촘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노 대표의 마지막 전략은 과감한 투자다. 그는 미래 신성장 동력이 될 4대 사업으로 △공조 △전장(자동차 전자·전기 장치) △메디컬 테크놀로지 △로봇을 지목하며 “투자를 확대하고 인수합병(M&A)을 강화해 신사업 영역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 네 가지 분야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노 대표는 “비즈니스적으로 굉장히 유망하고 성장성이 높을뿐더러 소비자와 전체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만 해도 유럽 최대 중앙 공조기업 ‘플랙트’, 글로벌 전장기업 ZF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젤스’, 오디오 업체 ‘마시모(Masimo)’의 프리미엄 브랜드 등을 잇달아 인수하는 광폭 행보를 이어왔다. 노 대표는 “올해도 유망 기술과 핵심 역량 확보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M&A를 강화해 신사업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 SSAFY(삼성청년SW아카데미), 솔브포투모로우 등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통해 미래 세대의 AI 역량 강화를 위한 지원도 아끼지 않을 방침이다. 노 대표는 “삼성전자가 꿈꾸는 AI는 고객의 일상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드는 ‘일상의 동반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