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선 의료인력추계위원회(추계위)의 추계 결과에 대해서도 내부 이견이 명확했던 만큼 의료계에서는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이어져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도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2035년 추계치’를 기준으로 삼는 데 역량을 집중하며 증원 규모를 최소화하겠다는 각오다.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6일 보정심 2차 회의에서는 지난 달 말 발표된 추계위 보고서를 안건으로 올려 논의가 이뤄진다. 추계위는 우리나라 국민의 입·내원일수를 기반으로 산출한 의료 이용량 등을 바탕으로 2035년에는 의사가 1535∼4923명, 2040년에는 5704∼1만1136명가량 부족할 것으로 관측했다. 보정심에 보고될 보고서에는 추계위가 도출한 중장기 의사 수급 추계 결과와 함께 추계 과정에서 나온 위원들의 주요 의견들이 담길 예정이다.
보정심은 보건의료 발전계획 등 이 분야 주요 정책 심의를 위해 구성된 복지부 소속 심의기구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이 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관계부처 차관과 수요자·공급자 대표, 전문가 등 총 25명이 참여한다.
추계위의 결론에도 반발했던 의료계는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도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의협은 최근 입장문을 통해 “시간에 쫓겨 설익은 결론을 내는 것은 또다시 2000명 의대 증원 사태와 같은 국가적 과오를 반복하는 길”이라며 “보정심이 추계위 결과, 의학 교육과 의료 현장의 실상을 반영해 깊이 있게 검토하고 논의하는 역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료계는 추계위에서 충분히 다뤄지지 못했다고 판단하는 쟁점들을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하겠다는 입장이라 격론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의?정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의협 등은 의사 업무시간과 업무량, 인공지능(AI) 기술 발전에 따른 생산성 변화 등을 보정심에서 집중적으로 논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의협은 이달 중순 AI 생산성을 변수로 적용한 자체 연구 결과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추계위 결과와의 교차 검증에 나설 계획이다.
의협은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2035년 추계치’를 논의 기준으로 삼기 위해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추계위가 제시했던 2035년 의사 부족 추계치와 2040년 추계에서 상대적으로 규모가 적은 2035년을 ‘방어선’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최근 “이번 추계 결과를 두고도 정부는 2040년을 향후 의사 인력 논의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태도다. 의료계가 노력해 2035년을 기준으로 채택하도록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보정심에서 2027학년도 이후 규모를 결정하면 교육부는 이를 40개 의대에 배분한다. 이후 각 대학은 학칙을 바꿔 의대정원을 조정해야 한다. 현재 진행 중인 2026학년도 입시는 정원을 5058명으로 두고 모집 인원만 의정갈등 국면에서 3058명으로 돌려놓은 상태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