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네디家 또 비극… JFK 외손녀 요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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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家 또 비극… JFK 외손녀 요절
NYT 기자 35세 슐로스버그 희귀암 공개 50여일 만에 비보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가 30대의 젊은 나이에 희귀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지난달 투병 사실을 공개한 지 50여일 만이다.

케네디도서관재단은 30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가족 명의 글에서 케네디 전 대통령 장녀인 캐롤라인의 둘째 딸인 타티아나 슐로스버그(35)가 별세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우리의 아름다운 타티아나가 오늘 아침 세상을 떠났다. 그녀는 항상 우리 마음에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슐로스버그는 지난달 미 시사주간 ‘뉴요커’에 올린 기고문에서 희귀암 사실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지난해 5월 딸을 출산한 뒤 희귀 돌연변이를 동반한 급성 골수성 백혈병(AML)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슐로스버그에게 나타난 돌연변이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 사례에서도 2% 미만에서만 발견되며, 의료진은 그에게 남은 시간이 1년 미만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항암치료와 골수이식 등을 받는 동안 언니 로즈와 동생 잭이 자신을 도와줬다며 “내 손을 잡고 나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들의 아픔과 슬픔을 보이지 않으려 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맨해튼에서 태어난 슐로스버그는 미 아이비리그 명문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역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예일대 신문사 편집장을 지낸 슐로스버그는 뉴저지주 북부 지역신문 기자로 시작해 뉴욕타임스(NYT)에 합류했으며 과학·기후 기자로 활동했다.

미국 사회에서 케네디가는 정치 명문으로 통하지만 유독 비극적인 사건이 많이 발생해 ‘케네디가의 저주’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슐로스버그의 죽음도 또 다른 비극으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암살됐고, 그의 동생인 로버트 케네디도 5년 뒤 유세 도중 총격에 목숨을 잃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의 아들 케네디 주니어(JFK 주니어)는 38세였던 1999년 경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슐로스버그는 지난달 기고문에서도 자신이 케네디 가문의 비극을 반복하게 됐다고도 한탄했다. 그는 “평생 착하게 살려고 노력해왔고, 모범생, 착한 딸이 되려고 했는데 이제 어머니의 삶과 가족의 삶에 비극을 더해버렸다”며 “막을 방법이 전혀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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