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석달 만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는 등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을 뒷받침한 요인들에 변화가 생기면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코스피 상승을 견인했던 외국인은 이달에만 9조원 넘게 팔아치우며 '팔자'로 돌아섰고, 미국 금리 인하 기대감은 후퇴했으며, 인공지능(AI) 고평가 논란으로 반도체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겠지만 기업 실적 개선 및 정책 모멘텀 등을 고려할 때 상승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17일 오전 9시30분 현재 코스피는 전장 대비 56.38포인트(1.41%) 오른 4067.95에 거래되고 있다. 직전 거래일 급락을 딛고 하루만에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앞서 지난 14일 코스피는 3.81% 하락하며 4100선을 내준 바 있다.
외국인 투자자에 의해 지수 흐름이 결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날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하면서 지수도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4일에는 외국인이 2조3574억원을 팔아치우며 올해 들어 최대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고 이로 인해 지수는 3.81% 급락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9조1280억원을 순매도하며 3개월 만에 매도세로 전환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1월 들어 코스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는데 지난 3일 종가 기준 4221.87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후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빠르게 늘어난 영향"이라며 "외국인은 이달 4일부터 14일까지 전반적으로 매도 우위를 보였고 특히 4일, 5일, 14일에는 순매도 규모가 각각 2조원을 넘어 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분석했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가 집중된 업종은 반도체로 차익 실현 및 AI의 높은 밸류에이션 부담 우려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이 심화되고 있는 점도 외국인 수급 약화 요인"이라고 짚었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는 불안을 자극할 수 있지만 이로 인해 코스피의 상승흐름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아직 2주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달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도 금액은 9조1000억원대로 2000년 이후 역대 3위 순매도 금액에 해당한다"면서 "이같은 공격적인 순매도는 시장 불안을 자극할 만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AI 버블 논란과 맞물린 반도체주 차익 실현의 성격에 가까운 것일 뿐 코스피 강세장 종료의 신호로 해석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주 엔비디아 실적,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인사 발언, 9월 고용 등 매크로(거시경제) 이벤트를 치러야 하기에 외국인의 탄력적인 순매수 전환을 조기에 기대하는 것은 어려운 감이 있으나 코스피 이익 모멘텀의 양호함, 환율 급등세 진정 등을 고려 시 이들의 순매도가 강화되기보다는 일단락되는 쪽으로 베이스 경로는 잡고 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덧붙였다.
엔비디아의 실적이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오는 19일(현지시각)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기점으로 AI 버블 우려에 대한 단기 결론도 나오게 될 것"이라며 "외국인의 지난주 순매도 상위 종목 2개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로 이들의 순매도 규모가 지난주 외국인의 코스피 현물 순매도 규모를 웃돌았는데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매도세를 멈춰줄 만한 시그널이 등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지만 상승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코스피는 단기 조정을 거칠 수 있으나 국내 기업 실적 개선 기대와 정책 모멘텀을 고려하면 상승흐름은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대내 정책 모멘텀은 여전히 유효하며 자사주 소각 의무화, 국민성장펀드 등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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