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현장]“참고 참고 참았다” MPMG, CJ ENM ‘제작 갑질’ 주장하며 불공정 거래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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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현장]“참고 참고 참았다” MPMG, CJ ENM ‘제작 갑질’ 주장하며 불공정 거래 신고
엠넷 밴드 서바이벌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젼’에 투자한 엠피엠지가 3년 여 전 CJ ENM의 불합리한 대응을 문제 삼았다.

12일 오후 서울 마포구 엠피엠지(MPMG) 사옥에서 ‘대기업의 갑질과 횡포에 대한 신고 기자회견’이 열렸다. 기자회견에 앞서 엠피엠지 측은 주체를 밝히지 않은 채 “모 대기업의 상식적이지 않은 횡포로 인해 당사는 수년간 경제적, 업무적, 정신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했다. 각종 감언이설과 협박으로 당사로부터 필요한 것 만을 얻어간 채, 그 해결방안을 내놓지 않았다”고 밝히며 기자회견 개최의 이유를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이종현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 회장 겸 MPMG 프로듀서와 법무법인 정독 김종희 변호사가 참석했다. 이종현 PD는 본격적인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대상이 되는 회사는 CJENM, 범주를 줄여 엠넷이다”라고 밝혔다.
엠피엠지는 2022년 밴드 서바이벌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젼’의 제작과 투자를 담당했다. 이 PD는 “3년이 지났지만 지났지만 덮어두기엔 이슈가 많은 것 같아서 늦었지만 꺼내게 됐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서 엄청난 피해를 봤다. 금전적인 피해뿐 아니라 업무적인 피해도 엄청나게 많이 보면서 엠넷에서 또 밴드 프로그램을 만들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엠넷이 다시 밴드 프로그램을 만들어 밴드신에 정통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포장해서 행동하는 걸 보고 선의의 피해자를 만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분노하게 됐다”고 취지를 전했다.

12일 엠피엠지는 법정 대리인인 김종희 변호사를 통해 CJ ENM을 불공정거래로 신고했다. 김 변호사는 “거래상의 지위를 부정하게 이용해 상대방과 거래하는 행위를 불공정 행위로 규정하고 있다”고 근거 조항을 밝혔다. 엠피엠지 측은 “‘그레이트 서울 인베이젼’ 제작과정은 유례가 없는 사례”라고 억울함을 표명하며 ▲제작비 전액(계약서상 30억)을 엠피엠지가 부담했으며 ▲그에 반해 IP는 모두 엠넷이 소유하고 ▲언론 홍보, 마케팅, 음원 제작, 합주실 대관 등 추가 비용(약 20억)과 업무도 부담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제성 지수가 최악이었으며 ▲경연에서 자작곡, 커버곡 선곡에 관한 요청이 반영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당초 밴드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약 15억원의 투자 의향이 있었던 엠피엠지 측은 엠넷 관계자의 설득에 의해 총 30억원 전액을 투자하게 됐다. 하지만 엠피엠지 측은 CJ ENM과 ‘협찬 계약서’를 작성했다. CJ ENM 측은 ‘관행’을 이유로 들며 “가장 기본적인 계약서라 변경할 수 없다. 책임지고 문제 없게 하겠다”고 했고, 엠피엠지는 이에 동의해 계약서에 사인했다.

이후 프로그램 전반의 투자와 업무를 담당했고, 특히 이 PD는 음악감독으로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기에 이르렀다. “양질의 프로그램 제작될수있게 하기 위해 CJ ENM의 요구를 감수할 수밖에 없었다”고 돌아본 이 PD는 “특히 결승전에 앞서서도 제작비를 요구하는 엠넷 측의 요청에 렌즈 대여비, 대관료까지 담당했다. 마케팅 금액까지 모두 부담했다”고 말했다. 엠피엠지가 음원 유통사를 보유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엠넷 유통사를 사용하도록 강요당했다는 점도 짚었다.

추후 CJ ENM 측에 두 차례 내역서 공개를 요구했으나, 답변은 돌아오지 않았다. 이 PD는 “(우리가) 중소기업이기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무시한 건지, 회사 전체는 모르고 몇 사람들의 일탈인 건지 궁금하다. 이렇게 전례없는 경우는 처음 들어본다”면서 “우리를 철저히 외면했다. 문화를 모토로 삼고 있는 기업이 중소기업의 열의를 이렇게 짓밟아도 되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본질은 대기업이 가진 영향력과 이름값으로 약자를 이용한 구조적 불리함에 있다. 엠피엠지는 정당한 창작자로서 프로젝트르 함께하려고 했으나, 동반자가 아닌 협찬일 뿐이었고, 신뢰는 무너졌다”며 “프로그램의 성공을 바라며 협찬했으나, 돌아온 것은 횡포와 책임회피였다. 이건 단순히 억울함 토로가 아니라 공정성, 무너진 현장을 위한 절박한 외침으로 봐달라”고 호소했다.

이 PD는 프로그램 기획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엠넷 내의 소통 부재에 불만을 드러냈다. 30억 이상의 거액이 투자되는 프로젝트였지만, 확실한 책임자도 없이 진행되었으며 구두로만 논의가 이뤄졌다고 호소하며 “CJ ENM의 이재현 회장과 이미경 부회장은 (엠넷이) 중소기업한테 삥을 뜯어 착취해 가는 걸 다 알고 있었는지, 창피하진 않은지 묻고 싶다”고 했다.

현재 엠넷은 새로운 밴드 서바이벌 '스틸하트클럽'을 방송 중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CJ ENM이 기획과 제작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프로그램 음원 유통과 최종 탄생한 밴드 앨범 기획·제작 및 매니지먼트를 담당한다. 이 PD는 “최근 (방송)하고 있는 밴드 경연 프로그램 제작/협찬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CJ 문화재단이 포함되어 있다. 과연 이 두 기업이 우리와 똑같은 방식으로 감언이설에 속아 착취 당하고 있는 것인지 궁금하다”고 의문을 내비쳤다.

엠피엠지는 소란, 쏜애플, 유다빈밴드 등이 소속돼 있는 공연 기획사 겸 연예 기획사다. 싱어송라이터와 밴드를 중심으로 장수 음악 페스티벌인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의 주최사로도 이름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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