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기름유출 사고지 캘리포니아서 석유 시추 추진… 뉴섬 주지사와 충돌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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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기름유출 사고지 캘리포니아서 석유 시추 추진… 뉴섬 주지사와 충돌 전망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1969년 최악의 해상 원유 유출 사고 이후 석유 시추가 금지돼왔던 캘리포니아주 샌타바바라에서 56년 만에 석유 시추를 추진한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이 관계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이르면 이번 주 내에 트럼프 행정부가 캘리포니아 지역에서의 석유 및 가스 추친과 관련한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시추권 경매가 검토되는 지역은 샌타바버라 카운티 인근 해역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로이터연합뉴스 샌터바버라 연안은 1969년 해저 석유 시추장치의 파이프라인이 파열돼 약 1100만리터(약 6만9000배럴)의 원유가 유출되며 50km 이상의 해안선이 오염되는 역대급 기름유출 사고가 일어났던 지역이다. 2010년 멕시코만 딥워터 호라이즌호 폭발, 1989년 알래스카 액슨 발데즈호 기름유출과 함께 현재까지도 미국 역사상 최악으로 꼽히는 해당 사고 이후 캘리포니아에서는 주정부 주도 아래 석유 시추를 막아왔다. 캘리포니아주가 해안선에서 3마일(약 4.8km)까지에 해당하는 주 관할 해역에서 시추를 금지했기 때문이다. 이런 캘리포니아주에서 트럼프 행정부 주도 아래 석유 시추가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이 “캘리포니아에서는 통하지 않는다”며 반대 입장을 확고히 했다. 민주당 소속인 그는 연안 석유 시추에 반대하는 입장을 지속해서 피력해왔다. 뉴섬 주지사가 민주당 차기 대권주자 중 한명으로 꼽히는데다가 이민자 단속 등 문제로 이미 여러 차례 중앙정부와 충동해와 향후 석유 시추 추진과 관련해 두 사람이 극한 대립할 가능성도 커졌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검토 중인 계획에는 2010년 딥워터 호라이즌 폭발 사고가 발생한 멕시코만 해역에서 석유·가스 시추권 경매를 실시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멕시코만 지역의 경우 반대 기류가 명확한 캘리포니아와 달리 정치적으로 미묘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본거지인 플로리다주가 인접해 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는 루이지애나주에서 발생했지만, 폭발로 유출된 기름띠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본거지인 플로리다주까지 번지면서 관광산업에 타격을 줬다. 이에 따라 플로리다주 출신 공화당 의원들조차 이후 시추에 반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도 미국 대부분의 연안에서 시추를 허용하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남동부 지역 공화당 의원들의 반발로 2032년까지 플로리다와 조지아, 사우스캐롤라이나 연안에서의 시추는 금지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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