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2030년까지 생산적·포용 금융에 508조원을 투입한다. 이재명 정부가 생산적 금융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5대 금융지주사들도 이에 부응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였다. 우리금융은 제일 먼저 새 정권의 코드 맞추기에 나섰고, KB·신한금융은 가장 큰 금액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금융은 지난 9월29일 생산적 금융에 73조원, 포용금융에 7조원 등 총 80조원의 투입계획을 발표했다. 5대 금융지주사 중에서 가장 빠른 발표였다. 특히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직접 브리핑하면서 전면에 나섰다. 금융권에서는 연임 도전을 앞둔 임 회장이 새 정권에 눈도장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리금융의 발표 뒤 2주가 좀 지난 시점인 지난달 16일 하나금융이 20조원을 더한 100조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생산적 금융에 84조원, 포용 금융에 16조원이다. 하나금융의 경우 함영주 회장이 올해 초 연임에 성공했지만, 사법 리스크 문제가 남아있다. 함 회장은 하나은행장 재임 당시 직원 채용 관련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는 무죄, 2심에서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만약 임기 중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나오면 바로 물러나야 하는 처지다.
NH농협금융은 빠르지도 늦지도 않은 지난 4일 생산적 금융 대열에 동참했다. 'NH 상생 성장 프로젝트'를 통해 생산적 금융에 93조원, 포용 금융에 15조원으로 총 108조원 규모를 공급할 계획이다. NH농협금융은 지주 순이익으로는 5위지만 시점도 금액도 '중간 성적'을 유지했다.
리딩뱅크를 다투고 있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지난 9일 나란히 생산적·포용 금융에 각 110조원의 공급계획을 밝혔다. 늦게 발표한 만큼 금액도 5대 금융 중에서 가장 컸다. 자산과 순이익 규모가 제일 큰 KB금융이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입할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지만, 신한금융과 같은 금액을 내놨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자산 규모는 3분기 기준 각 796조원, 783조원 수준이다. KB금융은 생산적 금융에 93조원 포용 금융에 17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내부적으로 선언적인 금액보다 실행력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강했지만, 금융당국의 압박과 타 금융지주들의 잇따른 '선언'에 결국 가장 통 큰 금액을 선보였다. 실제로 이번 생산적 금융 관련 투자 발표에도 반도체 클러스터, 광역급행철도(CTX) 등 이미 실행에 들어간 지원 정책을 명시하는 등 '실행력'에 방점을 뒀다. 연임을 준비하고 있는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9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국민보고대회'에서 직접적으로 부동산 중심의 은행 영업 관행을 탈피하겠다고 선언할 정도로 생산적 금융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금융지주들은 포용금융, 상생 금융 등 각각 다른 프레임 아래 울며 겨자 먹기로 통 큰 선물을 선보여왔다. 앞서 윤석열 정부에서도 주요 시중은행들은 '상생 금융'이라는 이름으로 4조원 이상의 재원을 투입한 바 있다. 규제가 강한 금융업 특성상, 정권이 바뀔 때마다 새 정권의 눈치를 살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이번 정권의 생산적 금융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각도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 정권의 단순한 각출 사례와는 다르게, 이번에는 금융지주들도 국민성장펀드나 그룹 자체 펀드 등 충분한 수익을 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며 "추후 운영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정부의 계획만큼은 설득력이 있다"고 말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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