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금리 격차가 다시 축소되고 있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규제와 총량 관리가 부동산을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주담대 금리는 꾸준히 오른 반면, 신용대출 금리는 낮아진 영향이다. 일부 은행에서는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보다 저렴한 금리 역전 현상도 나타났다. 특히 은행이 연체율이 낮은 고신용자 대출 취급에 주력하면서 고신용자 대상 금리차는 올해 들어 최저치를 기록했다.

10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신용 1등급(951~1000점)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4.17%로, 같은 신용도의 주담대 금리(4.10%)와 0.07%포인트 차이가 났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다. 전월 금리차가 0.13%포인트인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절반 가까이 축소됐다.
1등급 기준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차는 올해 1월 0.59%포인트로 시작해 6월까지 0.2%포인트대에 머물렀으나 6·27 가계대출 규제가 발표된 이후인 7월 0.09%포인트로 격차를 좁혔다. 이후 ▲8월 0.1%포인트 ▲9월 0.13%포인트로 격차가 다시 벌어졌으나 지난달 들어 격차가 다시 축소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경우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은 역전 현상도 발생했다. KB국민은행의 1등급 신용대출 금리는 3.94%로, 주담대 금리(4.05%)보다 0.07%포인트 낮아 평균 금리차를 낮추는데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금리 역전은 9월에 이어 2개월째다. NH농협은행 역시 신용대출 금리(4.23%)가 주담대 금리(4.25%)보다 낮아졌다. 이 외에 ▲신한은행 0.21%포인트→0.19%포인트 ▲우리은행 0.2%포인트→0.13%포인트 ▲하나은행 0.17%포인트→0.13%포인트 등 모두 전월 대비 금리 격차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으로 주담대는 신용대출보다 금리가 낮다. 주담대는 주택이라는 유형의 담보가 있어 상환 위험이 낮기 때문이다. 특히 아파트와 같은 안전한 자산을 담보로 하는 주담대는 무담보인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적용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은행도 1~2%포인트가량 금리가 더 높은 것이 일반적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도 최근 들어 금리 격차가 축소되거나 오히려 역전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정부의 연이은 가계대출 규제 영향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가 주담대를 중심으로 가계부채 관리를 요구하면서 은행들은 주담대 금리를 낮추는데 소극적이었다. 5대 은행의 주담대 평균 금리(1등급 기준)는 지난 6월 3.9%로 저점을 찍고 5개월 연속 상승 중이다.
주담대 취급이 까다로워진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신용대출 중에서도 특히 위험가중치가 낮은 고신용자 대출에 주력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실제 주담대와 신용대출의 금리차를 전체 평균으로 확대하면 10월 기준 0.174%포인트로, 7월(0.096%포인트)과 8월(0.128%포인트)보다 높았다. 주담대 금리는 신용등급 간 금리 차이가 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체율이 낮아 위험 부담이 적은 고신용자에 금리 인하가 집중됐다는 얘기다. 금리가 역전된 KB국민은행의 경우 타행 대비 가계대출 총량에 여유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에서 더는 금리로 가계대출을 조절하지 말라는 지침이 있고 난 이후 신용대출은 사실상 손을 대지 않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그대로 반영되는 구조"라며 "반대로 주담대는 수요 조절 차원에서 상반기 주담대 가산금리를 인상한 건들이 하반기 취급되면서 계속 오르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낮아진 신용대출 금리로 수요가 확대되면서 신용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10월 말 기준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7330억원으로, 전월 대비 9251억원 늘었다. 8월 1103억원으로 늘었다가 9월 2711억원가량 줄었지만,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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