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더 이상 룰 테이커(Rule taker·규칙 수용자)가 아니다. "
유명희 서울대학교 국제대학원 객원교수는 6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아시아경제 주최로 열린 '2025 여성리더스포럼'에서 "불확실성 상수화된 시대가 도래했다"며 미래를 여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대전환 시대의 리더십'이란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과거 세계 무역질서를 주도하던 다자무역체제는 사라지고 양자무역체제가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난 7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의 관세 협상 모습을 소개하면서 "EU는 미국의 일방적 무역 자세에도 다자무역체제를 수호했지만 결국 관세를 두고 미국과 EU는 거래했다"며 "강대국 기반의 무역이 복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양자무역체제와 함께 불확실성이 통상질서를 지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천명한 '턴베리 체제'(Turnberry Systerm)를 설명하면서 "아무도 턴베리 체제가 어떤 미래를 가져올지 모른다"며 "한 시대가 끝났는데 다음 시대에는 무엇이 올지 모르는 불안함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턴베리 체제란 다자무역체제를 상징하던 세계무역기구(WTO)의 종식과 양자무역체제에 기반한 무역 질서를 뜻한다.
유 교수는 "한때 각국은 자유무역 경쟁을 했는데 이제는 글로벌 공급망을 믿을 수 없으니 자신의 땅에 전략산업을 유치하는 산업경쟁이 시작됐다"며 "별개로 작동하던 경제와 안보도 이제 정치를 위해 경제 수단을 무기화하는 시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제통상에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며 "불확실성이 상수화된 시대"라고 덧붙였다.

유 교수는 네트워크와 실력을 통해 세계 통상질서의 불확실성을 돌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다자무역체제에서 이탈하고 중국은 미국의 조치에 더 강력한 조치로 대응한다"며 "달라진 미국과 중국 관계를 재조정하면서 지속가능한 협력 체제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가야 할 길은 통상의 문을 닫는 게 아니라 더 많은 국가와의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불확실한 무역 환경을 이겨내는 건 실력"이라고 강조했다.
유 교수는 불확실한 시대에서의 리더십도 소개했다. 그는 "지금은 지향점과 종착점을 모르는 시대"라며 "나라는 대전환을 어떻게 대응할지 방향을 잘 세우는 게 중요하다. 개인 역시 단기 대응을 넘어서 비전을 공유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리더십을 발휘하려면 결국 자기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실력을 배양해야 한다"며 "아무리 통상 과정에서 싸우던 상대방이어도 국제무대에서는 상대의 경쟁력과 실력을 존중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소통 능력과 미래를 개척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지 소통에만 그치지 않고 관계를 조정하고 공통점을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하다"며 "여성이 더 잘 해낼 수 있는 분야"라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우리는 주요국이 만든 규칙을 그대로 받아들였지만 이제는 AI, 기후변화 등 새로운 분야에서 규칙을 만들 수 있는 위치까지 왔다"며 "여성과 젊은 분들이 각자 분야에서 가능성을 개척하고 다음 세대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을 발휘하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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