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발사체 누리호(KSLV-Ⅱ)의 4차 발사 성공은 '기술적 완성도'와 '민관 협력 체계'가 결합한 결과였다. 특히 역대 최다인 960㎏짜리 13기 위성을 실어 올리며 무게·안정성·추진력이라는 세가지 난제를 모두 넘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3차 발사 때는 총중량 500㎏ 8기였던 만큼 누리호는 두배 무거운 물량을 안정적으로 발사한 셈이다.
이번 성공의 배경에는 누리호의 체계 통합을 맡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이 크게 작용했다. 오승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우주사업부 발사체연구센터장(상무)은 1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발사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체계 통합'과 '총조립'이었다"며 "한화가 40년간 축적한 항공 우주 품질 시스템 기준이 워낙 엄격해 협력사들이 어려워했지만 조율 끝에 새로운 품질 기준을 만들었고, 누리호에 어떤 에러도 발생하지 않은 결정적 요인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직원들은 전남 고흥에서 1년간 여러 구성품을 하나의 체계로 통합하는 '시스템 통합'을 집중적으로 수행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 연구진도 현장 지도와 세미나를 통해 기술을 이전하면서 민관이 유기적으로 협업했다. 오 상무는 "품질 시스템이 강화돼 앞으로도 다음 발사체를 제작하는 데 균일하고 신뢰성 있는 기준으로 진행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항우연과의 협업을 하루하루 일보로 기록해놓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매우 중요한 데이터 자산을 쌓았다"고 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체계종합업무 외에도 누리호에 탑재되는 총 6기의 엔진 총조립을 담당했다. 누리호 1단 로켓에는 75t급 액체엔진 4기, 2단에는 75t급 액체엔진 1기, 3단에는 7t급 액체엔진 1기가 장착됐다. 550평 규모의 창원1사업장 KSLV조립동에서 시험모델을 포함해 지난해 5월 3차 발사에 사용된 엔진까지 총 46기의 누리호 엔진(75t급 34기, 7t급 12기)을 제작해왔다.
국내 일부 우주기업들도 소형 발사체 엔진을 만들 수는 있지만 누리호급 이상의 중대형 발사체에 사용되는 엔진을 제작할 수 있는 기업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하다. 누리호 엔진은 항우연이 설계한 도면을 토대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제작하면서 세부 사항들을 수정해 나가는 작업을 거치며 개발됐다. 노하우와 데이터가 쌓이면서 누리호 1호기 엔진을 조립할 때 6개월 정도 걸렸던 제작 기간이 지금은 3개월 정도로 절반가량 줄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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