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혜진이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버디를 놓치고 아쉬워 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코앞에 왔던 생애 첫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 모자란 마지막 한방에 울었다.
최혜진은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총상금 300만달러·약 43억원)에서 연장 접전 끝에 아쉬운 준우승을 차지했다.
2022년 미국 무대로 나아간 최혜진의 투어 첫 우승을 향한 기대감이 부푼 대회였다. 123번째 출전 대회였던 이번 ‘아시안 스윙’, 최혜진은 앞서 3라운드까지 2위 류옌(중국)에 4타 차 앞선 단독 선두를 달렸다. 1라운드부터 한 번도 1위를 놓치지 않는 맹렬한 질주였다.
최종 라운드가 열린 이날, 뒷심이 부족했다. 9번(파4), 10번(파5) 홀에서 연속 보기로 제동이 걸리면서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야마시타 미유(일본), 김아림, 지노 티띠쿤(태국), 한나 그린(호주)까지 총 5명이 공동 선두를 이루는 혼전 양상이 이어졌다.
현지 악천후로 대회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던 가운데, 최혜진이 최종 18번 홀(파5)에서 우승 찬스를 잡았다. 먼저 라운딩을 마친 야마시타와 18언더파 동률을 이룬 상황, 버디 하나만 추가하면 그대로 우승 마침표를 찍을 수 있었다. 하지만 버디 퍼트가 홀을 외면하면서 야마시타, 그린과의 연장전을 펼쳐야 했다.
18번 홀에서 속행된 연장전, 또 날씨가 발목을 잡았다. 티샷을 날린 최혜진은 악천후로 약 1시간의 중단으로 흐름이 끊겼다. 고삐를 당겨봤다. 3번째 샷을 그린 위에 잘 올렸지만, 야마시타가 먼저 버디를 낚으면서 코너에 몰렸다. 압박감 속에 시도한 버디 퍼트가 결국 홀에 떨어지지 못하면서 최혜진의 우승 꿈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최혜진이 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골프 앤드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메이뱅크 챔피언십에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신인 최초 개막전 우승을 비롯해 통산 9승을 올렸고, 대상-신인상 등을 휩쓸며 국내 투어를 지배했던 최혜진의 ‘아메리칸 드림’은 2022년부터 시작됐다. 좀처럼 우승과 연이 닿지 않는다. 최고 성적은 준우승 2차례다. 2022년 CP 위민스 오픈 그리고 올해 6월 마이어 클래식에서 공동 2위로 아쉬움을 삼켰다. 절치부심해봤지만, 이번 전장에서도 통한의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다.
한편, 우승을 차지한 야마시타는 지난 8월 메이저 대회인 AIG 여자오픈에 이어 시즌 2승을 신고하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티띠쿤(5월 미즈호 아메리카스 오픈·10월 뷰익 상하이)을 잇는 시즌 2번째 다승자다. 다케다 리오, 이와이 치사토 등 일본 선수들과 집안 싸움을 펼치고 있는 신인왕 경쟁에서도 크게 앞서가는 짜릿한 트로피를 품었다.
태극낭자 김세영과 김아림도 공동 4위(17언더파 271타)로 호성적을 썼다. 윤이나는 15언더파 273타로 공동 11위에 올라 아쉽게 톱10 등극을 놓쳤다. 이 외에도 유해란이 공동 13위(13언더파 275타), 임진희가 공동 23위(11언더파 277타)를 각각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