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비하인드] “형 믿고, 과감하게!”…모두가 진심이었던 김서현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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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비하인드] “형 믿고, 과감하게!”…모두가 진심이었던 김서현 살리기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막거나 맞거나 둘 중 하나 아닌가. 붙어라!”

7년 만에 가을야구를 마주한 한화. 풀어야할 과제가 하나 있었으니, ‘김서현 살리기’다. 정규리그 막바지 심적으로 큰 상처를 입었다. 지난 1일 인천 SSG전이 대표적이다. 5-2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2점짜리 홈런 2개를 허용, 고개를 숙였다. 이날 패배로 한화의 정규리그 1위 가능성은 완전히 사라졌다. 이제 막 마무리로 첫 시즌을 보낸 김서현으로선 멘탈을 회복하기 쉽지 않았을 터. 2주 넘는 시간이 주어졌지만 트라우마는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포스트시즌(PS)에도 영향을 미쳤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PO) 2경기서 각각 ⅓이닝 2실점, ⅔이닝 1실점에 그쳤다. 경기마다 피홈런을 억제하지 못했다. 특히 4차전에선 6회 말 김영웅에게 동점 쓰리런을 맞으며 쫓겼다. 김서현은 “SSG전부터 자신감을 계속 잃었던 것 같다. 야구장에서도, 경기에 나가서도 많이 위축됐다”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면서 “최대한 빨리 일어나려 했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주변에서 정말 많은 응원을 해줬다”고 밝혔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실제로 모두가 한 마음으로 김서현의 부활을 기다렸다. ‘수장’ 김경문 한화 감독이 대표적이다. 쏟아지는 많은 말들 속에서도 한결같은 믿음을 내비쳤다. PO 4차전을 마친 뒤 “5차전 마무리 상황이 되면 김서현을 또 올릴 것”이라고 선언하기도 했다. 따뜻한 격려의 말도 아끼지 않았다. 김서현은 “감독님께서 ‘네 덕분에 여기까지 올라왔다. 그렇게 주눅들 필요 없다’고 말씀해주시더라.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경기에 임하고 싶더라”고 설명했다.

동료들 역시 묵묵히 기다렸다. 김서현이 어떤 맘인지 그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이기도 했다. 박상원도 예외는 아니다. 생애 첫 PS였던 2018년 넥센(현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서 눈물을 훔쳤다. 3경기 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4피안타(1홈런) 3실점(3자책)을 기록했다. 박상원은 “(김)서현이의 마음고생은 선수들이 다 알고 있었다”면서 “‘자신과 싸우지 말고 타자와 싸웠으면 좋겠다’ 했다. 투수는 막는 것 아니면 맞는 게 일이지 않나”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대망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가 밝았다. 1차전에 이어 3차전 등판했다. 위기도 있었다. 3차전이었다. 8회 초 1사 1,3루서 출격했다. 4번째 공이 손에서 빠지며 폭투가 됐다. 다소 허무하게 1점을 내준 상황. 포수 최재훈이 나섰다. 떨이냐고, 무섭냐고 물었다. 김서현은 “아니다”고 답했다. 최재훈은 “‘형 미트만 보고 그냥 쎄리 박아라(정면 승부해라)’ 하니깐 잘 던지더라”고 귀띔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김서현은 1⅔이닝 무실점을 마크, 승리투수가 됐다.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사진=한화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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