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승장] 독수리 깨운 뜨거운 기적… 김경문 감독 “행운이 8회에 우리를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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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3 승장] 독수리 깨운 뜨거운 기적… 김경문 감독 “행운이 8회에 우리를 찾아왔다”
사진=뉴시스
절체절명의 위기, 하늘은 독수리를 버리지 않았다.

프로야구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LG와의 2025 KBO리그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3차전에서 7-3 역전승을 거뒀다.

잠실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내줬던 한화는 상대에게 우승확률 90.5%(19/21)를 안겨주는 악재 속에 터벅터벅 홈으로 돌아왔다. 불안했던 흐름, 이날도 한화의 기세는 좋지 못했다. 코디 폰세라는 굵직한 에이스를 출전시켰지만, 초반 주도권 싸움에서 1-2로 밀렸다. 2회말 상대 에러로 1점을 선취했다가, 3회초 신민재의 동점 적시타-4회초 김현수의 역전 솔로포를 제어하지 못하면서다. 타선은 계속해서 LG 불펜 공략에 실패했고, 8회초에는 김서현의 폭투로 1-3까지 점수가 벌어지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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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기적의 8회말이 찾아왔다. 텍사스성 안타가 잇따르는 행운이 한화의 손을 들었다. 선두타자 김태연이 송승기에게 좌중간 떨어지는 빗맞은 2루타로 판을 깔았다. 손아섭이 안타로 이어진 무사 1·3루, 문현빈이 상대 마무리 유영찬에게 또 빗맞은 안타를 뽑아내 추격의 1점을 쌓았다.

심상치 않은 흐름, 2사 만루 찬스에서 대타 황영묵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일찌감치 대주자로 투입됐던 심우준이 2타점 역전 적시타로 대전을 뜨겁게 만들었고, 최재훈까지 쐐기 2타점 적시타를 얹어 거짓말 같은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마운드에서는 폰세가 6이닝 2실점으로 위기의 팀이 버틸 수 있는 힘을 제공했다. 뒤이어 박상원(1이닝 무실점)-한승혁(⅓이닝 1실점)-김범수가 LG 공세를 버텼고, 김서현이 1⅔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 영광을 안았다.

불꽃 같았던 역전극과 함께 한화는 2006년 10월 23일에 빚은 삼성전 승리에 이어 19년 만의 KS 승리를 맛봤다. 이 기운 그대로 다음날(30일) 속행될 4차전에서 시리즈 균형을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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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김경문 한화 감독과의 일문일답

Q. 총평
“선수들 쌀쌀한 날씨에 수고 많았다. 팬들에게 KS 첫 승리 보여드릴 수 있어서 감독으로서 굉장히 기분 좋다. ”

Q. 대타 카드 적중했다. 8회 선수들 기용 배경은
“7회까지는 벤치에서 사인 내고 하는 게 잘 안 풀렸다. 경기 보면서 마음이 좀 답답했는데, 8회 찬스에 안 맞던 선수들도 안타가 나왔다. 이렇게 경기를 이기게 돼 기분 좋다. ”

Q. 심우준-김서현이 실마리가 풀렸다.
“제 경험으로 보면, 선수는 조그마한 자신감의 차이가 큰 결과로 나온다. 서현이도 오늘 결과로 충분히 잘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우준이도 그간 수비에서 잘해줬으니까 내일 경기 잘 임해줬으면 좋겠다. ”

Q. 빗맞은 안타가 많이 나왔는데
“잘 맞은 타구가 안타되는 거보다 빗맞은 안타가 2루타 되는 게 (우리에게) 행운을 준다. 대타 (김)태연이도 그렇고. 우준이도 먹힌 타구인데 2타점 역전타가 됐다. 행운이 8회에 왔다. ”

Q. 2회말 수비 상황 돌아본다면.
“리플레이 보니까 (타구도) 심판도 결정하기 애매한 위치더라. 오지환이 커리어 있는 선수답게 플레이를 잘했다고 평가해야 할 것 같다. ”

Q. 대전에서 KS 치르고, 승리까지 거둔 소감은
“팬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승리다. 오늘 3차전 홈에서 첫 승리함으로써 선수들도 부담감에서 좀 벗어났으면 한다. 내일 경기도 편안하게 잘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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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3으로 9회초였다면, 김서현이 그대로 마무리?
“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

Q. 폰세 투구는 어땠나. 상대 손주영과의 싸움 돌아본다면
“폰세가 6회까지 역할 잘해줬다. 손주영도 눈에 보이기에는 칠 것 같은데, 까다로운 볼을 잘 던지더라.”

Q. 개인적으로도 KS 승리가 오랜만이다.
“그러네요. KS 오면 승리를 잘 따지 못했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맙다. 승리한 지 한참 된 것 같아서 기억이 잘 안 난다. ”

Q. 김서현의 투구수가 제법 많았다. 내일은?
“30개가 넘어가면 고민하겠는데, 그 안팎에서 멈췄다. 이기면서 좋은 분위기로도 끝났다. 내일 준비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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