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내년 말까지 미국 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연간 30기가와트시(GWh) 수준으로 확대한다. 전기차용 배터리 수요 둔화와 북미 완성차 고객사의 물량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하자 ESS 전환을 통해 미국 시장 중심의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삼성SDI는 28일 3분기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SPE 라인의 ESS 전환을 통해 2026년 말까지 미국 내 ESS용 배터리 생산능력을 약 30GWh로 확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삼성SDI는 이달 SPE 공장에서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계열 배터리 라인 가동을 시작했다. 내년 4분기에는 리튬인산철(LFP) 기반 배터리 라인 전환을 준비 중이다. 두 라인의 가동이 완료되면 미국 내 ESS용 배터리의 본격 양산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삼성SDI는 전기차 시장 부진과 합작 파트너사 수요 감소로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5913억원을 기록했다. 4개 분기 연속 적자 행진 속에서 ESS를 차세대 성장축으로 육성해 수익성 개선의 돌파구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ESS는 미국 중심으로 수요가 성장하고 있으나 관세 부담 등으로 수익성이 예상보다 좋지 않다"며 "내년에는 인공지능(AI) 산업 확장과 친환경 발전 확대에 따라 ESS 수요가 본격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휘 ESS Biz팀장은 "미국 ESS 수요 대비 현지 생산능력은 올해 약 30% 수준으로 부족하다"며 "2030년경에야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맞춰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삼성SDI는 이번 조치를 통해 에너지저장장치 시장 대응 역량을 강화하고, 전동공구·전기차에 이어 ESS 분야를 주요 성장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ESS 수요는 올해 160GWh 수준에서 2030년 400GWh를 넘어설 전망이다. 특히 미국 시장은 전력 안정성과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2025년 80GWh에서 2030년 130GWh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최근 에너지밀도를 높인 'SBB 1.7'(각형 NCA)과 안전성을 강화한 'SBB 2.0'(각형 LFP)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를 기반으로 ESS용 각형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미국 현지 수주를 늘린다는 방침이다.
삼성SDI는 또 AI 인프라 확산에 따라 급성장 중인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백업유닛(BBU) 시장에도 대응하고 있다. 삼성SDI의 BBU용 셀 점유율은 올해 약 40%로 추정되며 관련 매출 비중도 지난해 2%에서 올해 11%로 늘었다.
박종선 전략마케팅실장은 "2028년 양산을 목표로 LFP·미드니켈 각형 배터리를 개발 중"이라며 "ESS와 전기차 전반에서 고효율 각형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조성필 기자 gatozz@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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