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손주영이 지난 2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에 앞서 인터뷰에 임하고 있다. 사진=스포츠월드 허행운 기자 “(컨디션) 너무 좋아요. 재밌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LG를 달궜던 ‘히트상품’ 손주영이 설레는 첫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등판을 앞뒀다.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와의 KS 3차전 선발로 낙점됐다. 2년 전 ‘V3’ 당시 KS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등판이 없었던 그다. 확 달라진 위상 속에서 제 손으로 빚을 새 우승반지를 꿈꾼다.
특급 유망주였던 손주영은 지난해에 드디어 알을 깼다. 시즌 내내 로테이션을 돌며 팀에 9승(10패)을 안겼고, 평균자책점도 3.79(144⅔이닝 61자책점)로 준수했다. 가을에도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4경기 1승2패 1홀드, 평균자책점 2.70(13⅓이닝 4자책점)으로 빛났다.
올해도 날개를 폈다.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11승)와 함께 평균자책점 3.41(153이닝 58자책점)을 남겼다. 믿고 쓰는 좌완 선발로 KS에 임한다. 옆구리 담 증세를 호소하는 외인 요니 치리노스로 인해 예상보다 이른 3차전에 출격한다. 팀이 2연승과 함께 우승확률 90.5%(19/21)를 안은 가운데, 4전 전승 우승으로 다가가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LG 손주영이 지난달 10일 생애 첫 두 자릿수 승리에 성공한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주영은 “일찌감치 선발 등판이 정해져 있었다. 책임감 속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단계대로 열심히 준비했다”며 “떨리지 않는다. 1차전에 불펜 대기하면서 살짝 긴장감이 있었는데, 팀원들이 잘해줘서 안 던질 수 있었다. 덕분에 루틴대로 베스트 시나리오로 피칭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컨디션은 최상이다. 그는 “(27일) 마운드에서 공을 던졌는데, 직구 구위가 확실히 좋다는 게 느껴졌다. 이대로면 베스트로 던질 수 있다. 이천 캠프 운동량이 많아서 조금 힘들다가, KS 맞춰서 트레이닝을 줄였다. 런닝을 뛰는데 몸이 정말 가벼웠다. 밸런스가 완벽한 상태”라고 눈빛을 번뜩인다.
전의도 남다르다. “2년 전에는 보여준 게 없었으니 팀에서도 나에 대한 믿음이 없을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이렇게 우승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것만으로 기분이 좋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야 하는 우승이다. 민폐 끼치지 않고 도움만 되고 싶다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마침 한화는 그에게 반가운 적수다. 올해 2경기 1승, 평균자책점 1.38로 강했다. 2번 모두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이상 피칭이었다. 지난해에도 2경기 평균자책점 0.69로 꾸준히 천적의 면모를 뽐냈다.
LG 손주영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손주영은 “알고 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어렸을 때부터 한화전에 잘 던졌다.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고, 자신감도 더 생긴다. 선발 대결을 펼칠 코디 폰세(한화)와의 싸움도 너무 재밌을 것 같다. 폰세가 이번 PS에서 이미 2번 던졌다. 내가 어드밴티지 받았다고 생각하고 잘 던져보겠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딱 하나, 대전 신구장에는 아직 등판한 적이 없다. 공을 안 던져봤다는 게 조금 걸리긴 한다. 그런데 동료들 이야기 들어보니 마운드가 높다고 하더라. 원래 높은 마운드를 선호해서 큰 문제 없을 것”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지막으로 그는 “벌써 우리가 7년 연속 가을야구를 하고 있지 않나. 팀 분위기는 너무 좋다. 1차전을 완승으로 출발해서 압박감도 내려뒀다. 이대로 우승까지 달려보겠다”는 당찬 각오를 띄워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