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퍼저축은행 박은서가 21일 홈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엄지척을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페퍼저축은행 박은서가 21일 홈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사진=KOVO 제공 개인 한 경기 최다 득점을 세운 박은서를 앞세운 페퍼저축은행이 우승 후보를 잡으며 심상치 않은 시즌을 예고했다.
페퍼저축은행은 21일 광주 페퍼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진에어 2025~2026 V리그 여자부 홈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2(25-23 17-25 25-20 15-25 15-13)로 이겼다.
4년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은 산뜻하게 출발했다. 두 시즌 연속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우승 후보 한국도로공사까지 잡으며 자신감도 덤으로 얻었다.
이날 페퍼저축은행의 승리 주역은 5년 차 박은서였다. 박은서는 이날 팀 내 최다인 24점을 올리면서 맹활약했다. 공격성공률도 40.74%로 안정감이 있었다. 지난해 3월18일 현대건설전에서 기록한 19점을 넘어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새로 썼다.
악재를 훌륭히 메웠다. 페퍼저축은행은 외국인 아포짓 스파이커 조이가 갑작스러운 무릎 부상을 당해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에게는 믿을 구석이 있었다. 박은서였다.
검증된 자원이다. 데뷔 후 매 시즌 세 자릿수 득점과 30% 중반대 공격성공률을 올렸다. 지난달 KOVO컵에서는 3경기에서 61득점을 해내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초반부터 점수를 쌓은 그는 중요한 순간에 빛났다. 배유나의 속공으로 23-22로 쫓긴 1세트 백어택과 퀵오픈 공격을 연달아 성공하며 기선 제압을 이끌었다. 몸놀림이 가벼웠다. 1세트에만 8득점, 공격성공률 44.44%를 기록했다.
페퍼저축은행 박은서(왼쪽)가 21일 홈에서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홈 경기에서 이한비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사진=KOVO 제공 2세트에 잠잠했던 그는 3세트 다시 힘을 냈다. 18-14로 앞선 경기 중반 연속 득점으로 힘을 불어넣었다. 박은서가 살아나면서 아시아쿼터 미들블로커 시마무라의 속공과 블로킹도 위력을 떨쳤다.
가장 결정적이었던 순간은 5세트 막판. 이번엔 수비였다. 12-12에서 상대 에이스 강소휘의 퀵오픈을 블로킹 해내면서 재역전을 만들어냈다. 다시 14-13으로 쫓긴 긴박한 순간에는 다시 한 번 강소휘의 오픈 공격을 블로킹 해내면서 승리로 경기를 매조지었다. 결국 외인 선수 공백이라는 위기 속에 페퍼저축은행은 생존법을 배웠다.
시마무라(19득점)와 박정아, 이한비(이상 14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개막전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한국도로공사는 한 끗이 부족했다. 모마(26득점)와 강소휘(19득점), 타나차(15득점)의 삼각편대가 불을 뿜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