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5주기 앞두고 'KH 유산' 재조명...선한 영향력 모범 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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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 5주기 앞두고 'KH 유산' 재조명...선한 영향력 모범 평가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사진연합뉴스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추모 신경영 30주년 기념 학술대회 [사진=연합뉴스]
오늘 25일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5주기를 앞두고, 그가 우리 사회에 남긴 유산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른바 'KH(Lee Kun-Hee) 유산'으로 명명된 그의 사회환원은 문화예술과 의료기부는 물론 우리나라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도록 하는 정신적 자양분으로 사회에 스며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이 선대회장 5주기를 맞아 이날 오후 추모 음악회를 시작으로 24일 추도식 등이 열린다. 5주기 추도식은 이 선대회장 기일 하루 전인 24일 경기 수원 선영에서 열릴 예정이며, 유족들과 삼성 사장단 등이 모여 고인의 업적과 뜻을 기린다.  또한 다음 달에는 미국 워싱턴DC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미술관에서 '이건희 컬렉션' 전시회가 열리는 등 한국을 넘어 세계적인 추모 분위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선대회장은 오늘날 세계속의 한국이 있게끔 한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회장의 부고로 1987년 12월 1일 45세의 젊은 나이에 삼성그룹 2대 회장에 취임한 뒤 삼성을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우리나라 기업이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는 것과 일본 전자업계와의 경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둔 점은 한국인들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의 뿌리가 됐다.

이 선대회장이 남긴 유산은 총 26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유족들은 지난 2021년 고인의 유지를 기려 이 중 약 절반 이상을 문화예술품과 의료기부했다. 이렇게 마련된 'KH 유산'은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한국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확산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유족은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이는 '문화유산 보존은 시대적 의무'라고 강조했던 고인의 뜻을 기린 유족의 결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기증품에는 국보 14건, 보물 46건 등 지정문화재가 다수 포함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 단원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고미술품이, 국립현대미술관에는 김환기·박수근·이중섭 등 한국 근대미술 대표작이 전달됐다.

의료공헌도 활발해 △감염병 극복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 3000억원 등 1조원을 기부했다. 이 또한 이 선대회장이 생전 '모든 어린이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것은 사회의 사명'이라고 강조한 뜻에 따른 것이다.

유족들의 기부는 현재까지도 한국 사회에 지속적 파장을 일으키며 선한 영향력의 본보기로 평가받고 있다.

한편 이 선대회장은 1993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로 대표되는 '신경영 선언'으로 그룹 혁신을 추진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 반열에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2014년 5월 서울 용산구 자택에서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뒤 6년 5개월여간 투병하다 2020년 10월 25일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아주경제=조성준 기자 critic@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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