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KOVO 제공 지난 시즌 6위의 반란, 심상치 않게 출발한다.
여자프로배구 GS칼텍스는 19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 여자부 홈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5-20 25-21 23-25 25-21) 승리를 거뒀다.
홈에서 열린 새 시즌 개막전에서 산뜻한 승리를 거두며 출발하는 GS칼텍스다. 무엇보다 IBK기업은행을 잡아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전초전이었던 여수 KOVO컵 우승을 차지했던 저력 있는 팀이다. 검증된 외국인 에이스와 탄탄한 토종 라인업을 갖춰 올 시즌 우승후보 1순위로 모두가 입을 모았던 팀이다. 하지만 GS칼텍스가 보란듯이 첫 경기부터 깔끔한 승리를 물들이는 반전을 써냈다.
‘에이스’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의 존재감은 여전했다. 올해 3년 차를 맞은 실바는 지난 두 번의 시즌(1005·1008점)에 이어 V리그 최초의 3시즌 연속 1000득점을 향한 도전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날 29점을 적립하고 출발했다. 개막부터 함께 하는 주전 세터 안혜진은 물론 백업 김지원과의 찰떡 호흡 속에 공격성공률 48.28%를 남기며 활약했다. 그 뒤로 권민지가 블로킹 2개 포함 14점을 올렸고, 오세연도 중앙에서 블로킹 5개를 얹었다. 안혜진은 서브에이스 2개를 포함해 팀 공격을 조율하며 팀의 시즌 첫 승을 견인했다.
반면, IBK기업은행은 쏟아지는 범실(30개) 속에 무너지면서 우승후보 1순위의 자존심에 금이 갔다. 수비 집중력과 조직력에서 모두 밀렸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이 24점-공격성공률 41.18%로 분전했으나, 실바의 존재감을 이겨내지는 못했다. 아시아쿼터 알리사 킨켈라(등록명 킨켈라)는 3세트가 돼서야 V리그 첫 득점이 나오는 등 부진을 면치 못하며 힘든 적응기를 예고했다. 이주아(17점·블로킹 6개)-최정민(16점·블로킹 3개)이 중앙에서 힘을 내봤지만, 끝내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사진=KOVO 제공 1세트부터 홈팀 GS칼텍스가 웃었다. 임명옥과 실바의 창과 방패 대결로 시작한 세트, 10-10 스코어에서 주도권을 쥐었다. 레이나 서브 턴에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권민지의 블로킹 그리고 김하경의 오버넷을 이끌어내며 4연속 득점에 성공했다. IBK기업은행이 최정민의 높이를 내세워 19-21로 차이를 좁혀봤지만, 오세연의 결정적인 블로킹과 실바의 해결 본능이 폭발한 GS칼텍스가 25-20으로 세트를 선취했다.
2세트에도 기세가 이어졌다. 세트 초반 득점력이 살아난 빅토리아, 김하경과 호흡을 맞춰가는 이주아가 힘을 얻은 IBK기업은행과 서브에이스까지 더하기 시작한 실바의 시소싸움이 계속됐다. 하지만 GS칼텍스가 레이나 토코쿠(등록명 레이나)와 리베로 한수진의 촘촘한 수비 속에 비등비등한 싸움을 이어갔다.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세트 중반 세터를 김하경에서 박은서로 바꾸는 승부수까지 띄워봤지만,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승부의 추는 14-14 동점에서 움직였다. GS칼텍스가 상대 육서영의 범실과 레이나의 공격 득점으로 2점의 미세한 리드를 잡았다. 이 작은 틈을 놓치지 않았다. 실바의 퀵오픈 공격과 함께 20점에 선착한 GS칼텍스는 김하경의 후위 경기자 반칙과 함께 23-20으로 2세트의 9부능선을 넘었다. 이어 실바가 아닌 권민지가 왼쪽 날개에서 세트를 마무리하는 2연속 득점을 얹어 2세트 문을 닫았다.
사진=KOVO 제공 3세트에 IBK기업은행의 반격이 시작됐다. 세트 초반 또 이어진 범실 속에 6-10으로 밀렸지만, 이주아-최정민이 꾸린 미들블로커진이 묵직한 저력을 과시했다. 김하경 세터와의 호흡 속에 잇따른 블로킹과 이동공격으로 야금야금 격차를 줄였다. 끝내 19-19 동점을 만들며 상대를 압박했고, 21-21에서 상대 범실을 유도한 끝에 25-21로 첫 세트 승을 신고했다.
승부는 4세트에 마침표가 찍혔다. 세트 시작은 GS칼텍스의 기운이 좋았다. 레이나의 서브로 시작해 날개 공격력이 살아나며 5-0으로 크게 앞서고 출발했다. 하지만 IBK기업은행도 곧장 4연속 득점으로 응수했고, 이어 13-8로 크게 점수를 뒤집는 저력을 보여줬다.
GS칼텍스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에이스 실바가 떨어지는 체력 속에서도 연신 어려운 공을 해결해주며 팀 반격을 주도했다. 5점 열세를 딛고 기어코 18-18 동점을 맞췄고, 상대 범실을 틈탄 레이나의 득점으로 22-19라는 완벽한 역전까지 이뤄냈다. 결국 24-20 매치포인트에서 레이나의 마지막 득점이 펼쳐지며 GS칼텍스가 미소로 경기를 매조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