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이소영 기자] “야구계 최악” vs “이야기엔 악역이 필요하다”
‘머니 파워 보강’을 앞세운 LA 다저스를 둘러싸고 상반된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악의 제국’ 꼬리표에 카일 터커(29) 영입이 다시 불을 붙은 모양새다. 다저스의 독점이 다른 구단들의 경쟁 의지를 무디게 만든다는 비판이 커지는 가운데, 이를 향한 갑론을박도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비시즌에도 다저스의 대규모 보강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치열한 경쟁 끝 FA 외야수 최대어로 꼽힌 터커를 4년 2억4000만달러(약 3541억원)에 영입했고, 통산 253세이브를 기록한 리그 최정상급 마무리 투수 에드윈 디아즈도 품에 안는 등 새 시즌 준비에 한창이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에 타 구단은 경쟁에 밀리기 일쑤라는 점이다. 샌프란시스코 소식을 주로 다루는 어라운드 포그혼 역시 유감을 표하며 “야구계 전체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며 “역사적인 라이벌 구도마저 악화시키고 있다. 현재로선 다저스가 모든 것을 쥐고 흔드는 현시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이어 “터커는 토론토로부터 장기 계약 오퍼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다저스를 선택했다. 요즘 모두가 이곳으로 향하는 분위기”라며 “샌프란시스코와 다저스의 격차도 더 크게 벌어졌다. 두 구단의 오랜 역사 때문에 라이벌 관계 자체는 유지되겠지만, 간극이 계속 커질수록 라이벌전의 의미는 퇴색될 것”이라고 짚었다. 그간 리그가 지향해온 ‘건강한 경쟁 구도’와도 멀어지고 있는 셈이다.
다저스를 포함해 통산 77승을 달성한 알렉스 우드의 의견은 달랐다. 그는 16일(한국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다저스가 연이어 선수들을 영입하는 일은 최고라고 생각한다”며 “월드시리즈(WS) 3연패를 목표로 한 구단 프런트의 적극적인 행보를 높이 평가한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무엇보다 야구계에 좋은 일이라는 게 우드의 설명이다. “‘악의 제국’ 같은 존재가 필요한 법”이라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지난해 토론토가 다저스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이지 않았나. 포스트시즌(PS)에선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고 부연했다. 리그 전체 흥행 측면에서도 나쁠 게 없다는 견해다.
팬들의 반응은 확연히 엇갈렸다. 우드의 주장에 공감한 이들은 “이야기엔 악역이 필요하다”, “선수들과 구단주들은 더 많은 이익을 거두고 있으니 전혀 불만 없을 것” 등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한편에선 “야구계에 최악이다”, “터커가 오타니 쇼헤이나 후안 소토도 아닌데 왜 같은 수준의 돈을 받는가” 등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다저스는 이미 WS 3연패를 향한 플랜을 착실히 실행 중이다. 만약 올시즌에도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면 다저스의 현 행보가 본격적인 평가의 대상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리그의 시선은 이제 그라운드를 향하고 있다. ssho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