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에 항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방해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인 유정화(왼쪽부터)·송진호·최지우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대통령 측은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5년을 선고한 재판부의 판단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대통령에 대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권이 없으며 이 부분에 대해 재판부가 면밀한 판단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최지우 변호사는 “공수처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와 관련, 변호인단은 수십장의 의견서를 제출했고 상당 시간을 할애해 공수처 수사권이 없다는 부분의 법리를 설명했다”며 “정작 선고 당시 4~5줄의 간략한 설명으로 공수처 수사권을 인정하고 변호인단이 제기한 법적 문제에 대해 법리의 제시나 추가적인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직권남용이 성립하더라도 다른 원인이나 다른 여러 행위가 중간에 결합하지 않으면 내란죄와 직권남용죄의 직접성이 성립할 수 없다”며 “동종 유사 범행이 아니고, 두 행위의 기본적 사실관계도 동일하지 않다. 관련성이 인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6일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 징역 5년을 선고하며 윤 전 대통령 측이 줄곧 주장해 온 ‘공수처 내란죄 수사 위법성’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에 대해 내란·외란죄를 제외한 헌법상 불소추 특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소추’는 ‘수사’를 전제로 한 행위가 아니며, 따라서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 수사를 하다 공수처법상 ‘관련 범죄’로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인지해 수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재판부는 “직권남용권리방해 혐의와 내란 우두머리 혐의는 사실관계가 동일하여 중간행위나 다른 원인의 매개 없이 직접 연결되고,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혐의에 대한 수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피고인의 내란우두머리 혐의가 드러날 수 밖에 없는 관련성이 인정되므로 공수처는 피고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관련 범죄’로서 수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범인도피교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해 피고인석에 앉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제공 반면 변호인단은 이날 “공수처는 직권남용죄는 명목이었을 뿐 애초부터 내란죄를 수사한 것으로 내란죄는 수사과정에서 인지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공수처는 수사과정에서 내란죄를 인지하였다는 증거를 제출한바도 없고 내란죄 고발장을 접수하고 내란죄에 수사에 착수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또 “재판부가 직권남용죄 수사과정에서 내란죄가 ‘자연스럽게 드러났다’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밖에 없다’고 판시한 것은 오히려 직권남용죄 수사과정에서 내란죄를 자연스럽게 인지하였다는 증거 등이 전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재판부 역시 내란죄를 수사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지하였다는 점을 증거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인지할 수 밖에 없는 것이라는 가정적 판단, 추정적 판단을 한 것이며 이는 증거재판주의에 반하는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아직 판결문을 받지도 못했다”고 밝히며 “법원에서는 판결문 수정을 이유로 교부해주지 않고 있는데 판결은 형사소송법상 판결문이 이미 작성된 상태에서 선고돼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형사소송법상 7일 이내에 항소장을 제출하게 되어있는데 판결문을 제때 교부해주지 못하는 건 법원의 큰 잘못”이라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피고인의 방어권 보장 의무를 현저히 훼손하는 절차적 문제를 보였다고도 주장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체포방해 사건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인 유정화(왼쪽부터)·송진호·최지우 변호사가 19일 서울 서초구 라이프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변호인단은 “재판부는 당초 2026년 1월 16일을 결심기일로 진행하겠다고 공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사전 예고나 충분한 절차적 설명 없이 이를 돌연 판결 선고기일로 변경했다”며 “그 과정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거들에 대하여는 개별 증거의 필요성이나 관련성에 대한 구체적 판단을 전혀 거치지 않은 채 일괄 기각하는 결정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면서 “증거조사 진행에 있어서도 현저한 형평성의 문제를 보였음. 특검 측이 신청한 증인신문 및 서증조사에 대해서는 장시간에 걸쳐 충분한 조사를 허용한 반면, 피고인 측이 신청한 증인 및 서증에 대해서는 일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을 기각했다”고 덧붙였다.
변호인단은 아울러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 및 헌법소원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내란 특별검사팀(특검 조은석) 측도 항소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특검은 징역 10년을 구형했던 만큼 형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고, 일부 직권남용 혐의가 무죄로 판단된 데 대해 항소심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홍윤지 기자 h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