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와 한앤컴퍼니 비교 홈플러스 사태와 관련한 MBK파트너스의 책임 문제는 사모펀드(PEF) 업계에서도 뜨거운 이슈다. 사모펀드의 책임과 역할을 어디까지로 정의해야 하느냐의 문제다. '단기성과'에 집중하는 것이 사모펀드라는 업의 특성이라는 시각이 많지만, 투자성과를 내면서도 기업 본연의 경쟁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는 사례가 있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국내 PEF 업계 양대 산맥인 한앤컴퍼니와 MBK의 투자방식은 이런 차이를 뚜렷하게 보여준다. MBK가 인수 직후 강력한 구조조정과 배당 중심의 '단기 성과'에 집중한다면, 한앤컴퍼니는 자산 효율화를 통한 '점진적 체질 개선'을 지향한다. 홈플러스 사태로 MBK가 뭇매를 맞는 가운데 한앤컴퍼니의 투자 방식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MBK파트너스의 경영 방식은 인수 직후 강력한 인력 구조조정이 뒤따르는 게 특징이다. 대표적인 곳이 롯데카드다. 이 회사 사업보고서를 분석해보면 롯데카드의 임직원 수는 MBK가 인수한 2019년 1649명에서 1년 뒤인 2020년 1399명으로 약 15%(250명) 급감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도 비슷하다. 2013년 말 984명이던 직원은 MBK로 경영권이 넘어간 직후인 2014년 773명으로 21.4%나 감소했다.
MBK는 이러한 인력 감축으로 단기간에 수익성을 개선시키는 성과를 냈다. 롯데카드는 인력을 감축한 2020년 영업이익이 1154억원으로 전년 동기(816억원) 대비 41% 급증했다. 오렌지라이프도 인력 감축 이후인 2015년 영업이익이 4079억원으로 전년(3003억원) 대비 35% 증가했다. 수치상으로는 경영성과가 극대화된 것이지만, 조직 내부에서는 '불안한 고용'이라는 그늘을 남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반면 한앤컴퍼니는 인위적인 대규모 해고보다는 '조용한 슬림화'를 선택하고 있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남양유업의 경우 2021년 2139명에서 2024년 1887명으로 4년 간 약 11.8% 감소했다. 단기간의 강제적 감원 대신 사업구조 재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인력 조정을 한 것이다. 웅진식품도 2013년 인수 당시 305명에서 매각 직전인 2016년 302명으로 고용 규모에 큰 변화가 없었다.
특히 한앤컴퍼니는 사람을 내보내는 대신, 기업 내부에 쌓인 '자산의 비효율'을 도려내는 데 집중했다. 남양유업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2021년 77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던 남양유업은 2024년 손실 규모를 99억원까지 줄였다. 한앤컴퍼니는 남양유업의 물류 시스템 최적화와 비핵심 자산 처분으로 확보한 현금을 부채 상환에 투입하는 등 군살을 덜어내며 기업의 기초 체력을 회복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웅진식품도 인수 이듬해인 2014년 영업이익 81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6년에는 142억원까지 영업이익을 끌어올렸다. 이는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도 내실 경영을 통해 성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IB 업계 관계자는 "MBK 방식이 단기간에 재무제표를 개선해 엑시트(투자 회수)하기엔 유리할지 모르나, 기업의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는 한앤컴퍼니식의 자산 효율화 모델이 더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추세"라고 말했다.
아주경제=송하준 기자 hajun825@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