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민규 기자] “내가 내 자신에게 기대가 된다. ”
‘계전경험(繼前經驗)’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앞선 경험을 이어받아, 다음 장면에 적용한다는 의미다. NC 이호준 감독의 두 번째 시즌 키워드다. “빨리 경기하고 싶다”는 말끝에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사령탑으로서 첫 해, 많이 배웠고 정리했다. 이제는 실행이다.
NC는 오는 24일부터 3월 7일까지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에서 스프링캠프를 시작한다. 최근 구단 신년회에서 만난 이 감독은 “내 자신에게 기대가 된다. 지난해에는 배울 게 많았고, 실수도 했다”며 “시즌이 끝나고 생각을 많이 했다. 올해는 그 실수를 줄일 수 있을 것 같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025시즌 NC는 71승6무67패, 5위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다. 개막 전 ‘2약’ 평가를 고려하면 내용은 ‘합격점’이다. 그러나 그는 성과보다 결핍을 먼저 짚었다. “부족한 점을 정확히 알았다.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도 분명해졌다”고 말했다.
핵심은 뎁스다. 선발진, 중견수, 그리고 유격수 백업. 주전 유격수 김주원이 전 경기 출전으로 짊어진 체력 부담도 변수다. 이 감독은 “경우의 수를 많이 두고 준비하겠다. 올해 확실히 차이 나는 부분이 있다”며 “빨리 경기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스프링캠프 운영의 변화는 명확하다. 엑스트라 훈련은 줄이고, 수비 훈련을 확대한다. 그는 지난해의 시행착오를 숨기지 않았다.
이 감독은 “유망주라 생각한 선수들을 많이 훈련시켰는데, 3월에 체력이 급격히 떨어졌다”며 “한재환, 김범준이 그런 예를 보여줬다. 캠프와 시범경기까지 좋았던 컨디션이 정규시즌 문턱에서 꺼졌다. 독이 될 수 있겠다고 느꼈다”고 털어놨다.
그래서 올해는 방향을 바꿨다. 단체 훈련의 집중도를 높이고, 오전 수비 시간을 늘린다. 오후 공격 훈련량은 조절한다. 이유는 분명하다. 중견수 공백, 백업 포수, 유격수 백업까지, 수비 자원을 만들어야 한다.
전술도 한 단계 더 나아간다. 지난해 수비가 필요할 때 주력 타자를 과감히 빼던 선택, 이 감독은 “생각보다 (선수들을) 못 쓴 부분이 있다”며 스스로에게 더 엄격했다. 불안이 발목을 잡았다는 고백이다.
올해는 다르다. 그는 “한 점 차라도 더 난다면 뒤 안 보고 투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한별, 홍종표 등 교체 자원 활용을 늘리고, 유격수·2루 백업의 가동률을 높인다. 주전의 부담을 나누고, 끝내기 상황에서 이길 확률을 키우겠다는 계산이다.
배움의 시즌은 끝났다. 이 감독의 2026은 경험을 이어 실행으로 옮기는 해다. 수비를 늘리고, 과감함은 되찾는다. 투산에서, NC의 다음 답안이 완성된다. km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