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분야 유사 근무 경력을 합산해 호봉을 재획정해달라는 군무원의 신청을 이유 설명 없이 거부한 국방부 처분은 위법이라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진현섭)는 군무원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군무원 호봉 재획정 신청 거부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1월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사진=뉴시스 A씨는 2023년 9월쯤 편집, 디자인 등 자신의 민간 분야 유사 근무 경력을 호봉에 반영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다음 해 8월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호봉 재획정 신청에 대한 평가 심의회를 열었으나 기각됐다는 취지의 답변을 구두로 듣고, 이외 아무런 답을 받지 못했다. A씨는 이에 지난해 1월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방부를 상대로 민원을 제기했고, 같은 해 2월 국방부는 A씨의 민간 근무 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보냈다. A씨는 국방부의 처분에도 불복해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국방부가 A씨의 호봉 재획정 신청을 거부한 이유와 근거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을 위반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보낸 통보서에 호봉경력평가 심의회가 언제 개최됐는지, 심의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민간 분야 유사 근무 경력을 호봉 재획정 사유로 인정하지 않기로 했는지 등이 기재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재판부는 “A씨는 이 사건 통보서만으로는 처분이 어떠한 이유와 근거에 의해서 이뤄졌는지 전혀 파악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A씨가 이 사건 처분에 불복해 행정구제 절차로 나아가는 데에도 상당한 지장이 있었다고 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국방부가 행정소송을 진행하며 처분 이유와 근거를 밝혔다 하더라도 이유 제시 의무 위반의 하자가 치유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으므로 실체적 위법 여부는 더 살필 필요 없이 국방부 처분을 취소해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최경림 기자 seoulfores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