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이 지역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밀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 경북 포항에서 오천 키다리아저씨라 불리는 오염만(66?사진)씨는 40여년간 불우이웃을 위한 봉사와 기부활동을 펼쳤다.
시골 마을인 포항시 남구 장기면 창지리에서 7남매 중 차남으로 태어난 오씨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울 정도의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냈다. 오씨는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배불리 밥을 먹어보는 게 당시 소원이었다고 웃어보였다.
고등학교에 갈 형편에 안 돼 1년간 누나 집에서 칩거하다가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학비가 없어 중도 포기했다. 17살 되던 해 돈을 벌기 위해 무작정 서울행 기차를 몸을 실었다.
오씨의 서울생활은 말 그대로 고생과 배고픔의 연속이었다. 가구공장, 플라스틱 공장 등에서 닥치는 대로 일을 했지만 지긋지긋한 가난의 터널은 헤어나지 못했다.
그에게는 가난의 탈출이 일생일대의 최대 목표가 됐다. 서울생활을 청산하고 19살이 되던 해 고향인 포항에 내려와 구두닦이를 시작으로 나이트클럽 등을 운영한 것이 목돈을 만진 계기가 됐다. 이후 건축업과 유통업으로 기반을 다졌다.
40여년간 봉사활동을 한 계기에 대해 오씨는 “1987년 오천읍에서 발생한 강도 살인 사건 피해자의 병원비를 지원한 것이 시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봉사활동과 기부활동이 자신의 삶에 원동력과 큰 기쁨이 된다는 사실에 보람을 느끼기 시작했다. 매년 설과 추석 등 명절에 노인과 불우이웃에게 양말과 현금 지원 등을 꾸준히 실천하고 있다. 또 초중고 학생을 위한 수학여행비 지원과 독거노인을 위해 김장김치 전달 등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으며 10여년 전부터는 학교폭력 예방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40년간 장학금과 기부금 등 불우이웃을 위해 전달한 기부금만 7억∼8억원에 달한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노인의 날 대통령 포상(2015년), 국무총리상 봉사상(2005년), 교육부총리상(2021년), 포항시 봉사상 수상, 포항시민의 날 시민상, 경찰청장상 수상(2025년), 대한적십자 봉사상 수상 등을 받았다.
체육발전을 위한 활동도 두드러진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포항시축구협회장을 맡는 등 고교 축구 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포항전자여고 출신인 지소연 선수(전 축구 국가대표)가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했다.
오씨는 “반평생 불우아동과 노인들을 위해 봉사한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며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섬기며 지속적인 기부활동을 펼치는 게 제 마지막 남은 소망”이라고 밝혔다.
포항=이영균 기자 lyg0203@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