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워싱턴DC의 대표적인 문화예술 시설인 '케네디 센터' 명칭에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추가된 가운데 55년 인연을 이어온 워싱턴국립오페라(WNO)도 센터와의 결별을 선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WNO는 성명에서 "케네디 센터와 제휴 계약을 원만하게 조기 종료하고 완전히 독립적인 비영리 단체로서 운영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WNO는 케네디 센터가 개관한 1971년부터 이곳을 본거지로 반세기를 넘는 오랜 기간 한결같은 관계를 유지했다.

향후 WNO는 안정적인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봄 시즌 공연 횟수를 줄이고 새로운 공연장으로 활동 무대를 옮길 예정이다. WNO가 새롭게 자리 잡을 공연장은 앞으로 몇 주 내에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케네디 센터 대변인도 WNO와 계약 해지를 확인했다. 센터 대변인은 "재정적으로 어려운 관계 때문에 WNO와 결별하는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센터의 장기적인 미래와 재정적 안정을 위한 책임감 있는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WNO는 공식적으로 케네디 센터가 사업 모델 변경과 지원금을 축소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만 전했다.
트럼프 케네디 센터의 새로운 사업 모델은 모든 공연 제작비를 사전에 전액 확보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모델은 오페라 공연 방식과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WNO는 성명에서 "오페라단은 일반적으로 티켓을 판매해 30~60%의 운영비를 충당하고 나머지는 보조금과 기부금에 의존한다"며 "공연 제작 계획은 몇 년 전에 세우는데 해당 시점에 이를 전액 확보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WNO의 설명과 달리 워싱턴포스트(WP)는 양측 간 계약 해지의 결정적 이유는 최근 케네디 센터가 '트럼프-케네디 센터'로 개명된 것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WP에 지난해 2월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 센터 의장으로 자신을 '셀프 임명'한 후 계약 해지 우려가 나왔다며 지난달 케네디 센터 이사회가 센터 이름을 바꾼 것이 WNO와 결별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 센터 운영에 관여한 후 관객과 기부금이 줄고 있다"며 "예술가를 섭외할 수도, 티켓 판매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원받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케네디 센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함께 들어간 후 유명 문화예술계 인사들은 예정됐던 공연을 취소하며 센터 개명에 항의하고 있다.
비브라폰 연주자 척 레드와 재즈 7중주단 '쿠커스' 등은 지난달 크리스마스와 새해 전야 공연을 줄줄이 취소했다. '쿠커스' 측은 "우리는 분열을 심화시키는 대신 이를 넘어서는 연주에 전념할 것"이라며 센터의 명칭 변경 결정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오는 22일 공연을 앞두고 있었던 트럼펫 연주자 웨인 터커도 지난 2일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놓치면 손해! 2026 정책 변화 테스트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