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다빈이 공개한 故안성기의 30년 전 편지...“이 세상에 가장 필요한 건 착한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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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빈이 공개한 故안성기의 30년 전 편지...“이 세상에 가장 필요한 건 착한 사람”
故 안성기의 장남 안다빈 작가가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故 안성기의 영결식에서 인사말을 하다 눈물을 훔치고 있다. 2026. 1. 9.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사진 | 안다빈 SNS
[스포츠서울 | 최승섭기자] ] 한국 영화계의 커다란 별, ‘국민 배우’ 故 안성기가 세상을 떠난 가운데 그가 30여 년 전 어린 아들에게 남겼던 따뜻한 편지가 공개되어 추모 열기를 더하고 있다.

고인의 장남인 안다빈 작가는 11일 자신의 SNS를 통해 아버지가 1993년 11월에 작성한 편지 한 통을 공개했다.

이 편지는 지난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엄수된 영결식에서 안 작가가 눈물을 머금으며 낭독했던 바로 그 글이다.

갓 태어난 아들 보며 흘린 ‘초보 아빠’의 눈물 공개된 사진 속 편지는 30년의 세월이 흘러 노랗게 빛이 바랜 모습이다.

1993년, 안성기는 서른 초반의 젊은 아버지였다. 그는 편지에서 “아빠를 꼭 빼닮은, 아빠 주먹보다도 작은 너의 얼굴을 처음 보는 순간 아빠의 눈에는 어느새 눈물이 글썽거렸지”라며 아들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스크린 속 근엄한 배우의 모습이 아닌, 갓 태어난 생명을 마주하고 벅찬 감동을 느꼈던 평범한 아버지의 진심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고인이 남긴 삶의 이정표 편지에는 아들이 어떤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라는지에 대한 고인의 철학도 깊게 투영되어 있었다. 그는 “항상 겸손하고 정직하며 남을 사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안성기는 “시간을 꼭 지킬 줄 알며 실패나 슬픔을 마음의 평화로 다스릴 줄 아는 사람이 되거라”라고 적었다. 생전 철저한 자기관리와 온화한 성품으로 ‘신사’라 불렸던 그의 삶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대목이다.

고인은 장남에게 “동생 필립이 있다는 것을 항상 기쁘게 생각하고, 동생을 위해 기도할 줄 아는 형이 되거라”라며 형제간의 우애를 강조하기도 했다. 편지의 마지막은 “이 세상에서 참으로 바꿀 수 없이 필요한 것이 바로 ‘착한 사람’이란 것 잊지 말아라”라는 묵직한 문장으로 끝을 맺었다.

배우 이정재(오른쪽 둘째)와 정우성(맨 오른쪽)이 9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진행된 장례미사를 마친 뒤 금관문화훈장과 영정을 들고 대성전을 빠져나오고 있다. 왼쪽부터 故 안성기 차남 안필립, 장남 안다빈, 이정재, 저우성. 2026. 1. 9. 박진업 기자 upandup@sportsseoul.com
故 안성기-안다빈 부자. 안다빈 SNS.
영결식 당시 안다빈 작가는 아버지가 안 계신 서재에서 이 편지를 발견했다고 밝히며, 아버지가 소중히 간직해온 기록을 읽어 내려가다 말을 잇지 못하고 오열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평생을 영화에 헌신하며 국민들의 존경을 받았던 안성기. 그가 남긴 가장 위대한 작품은 스크린 속 배역이 아니라, 자식에게 몸소 보여준 ‘착한 사람’으로서의 삶과 이 따뜻한 편지 한 통이 아닐까.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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