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준 ‘빅2’ 알카라스-신네르 “한국 다시 한 번 오고 싶어...팬들의 테니스 사랑 보니 한국 테니스도 가능성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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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준 ‘빅2’ 알카라스-신네르 “한국 다시 한 번 오고 싶어...팬들의 테니스 사랑 보니 한국 테니스도 가능성 있어”
[인천(영종도)=남정훈 기자]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한국에 다시 오고 싶다”

세계 남자 테니스 정점에 선 두 남자가 보여주는 신묘한 기량과 퍼포먼스, 팬서비스에 한국 테니스 팬들이 제대로 매료됐다. 때로는 장난기 어린 백핸드 슬라이스 랠리로, 여유가 될땐 두 다리 사이로 라켓을 내밀어 때리는 ‘트위너샷’으로 탄성을 자아냈다. 그러면서도 진지할 땐 총알 같은 포핸드 스트로크와 한쪽 다리를 들고 점프해서 내려찍는 투핸드 백핸드, 이른바 ‘잭나이프샷’까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세계 랭킹 1,2위인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와 얀니크 신네르(이탈리아)는 이벤트 경기지만,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줬다. 한국 테니스팬들은 알카라스와 신네르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와 성원을 보냈다. 이에 감동은 둘은 약속이라도 한 듯, 경기 후 “다시 한 번 한국에 오고싶다”고 약속했다.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14. 스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이탈리아 얀니크 신네르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카를로스 알카라스가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에서 얀니크 신네르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스1 알카라스와 신네르는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14’에서 2026년의 첫 경기를 치렀다. 지난 2년간 메이저대회 8개를 4개씩 양분한, 현재 세계 테니스 ‘빅2’의 맞대결이 한국에서 펼쳐지자 1만2000여명의 한국 테니스팬들이 인천 영종도에 모여들었다.

이벤트 경기로 승패에 상관없이 두 세트만 진행하기로 한 이 경기에서 두 선수는 화려한 개인기를 선보임과 동시에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포핸드, 백핸드 스트로크로 자신들이 왜 세계 남자 테니스의 정점에 서있는지를 여실히 증명했다. 장난기 어린 샷을 주고받으면서도 기어코 자신의 서브게임들을 악착같이 지켜간 가운데, 1세트는 6-5에서 알카라스가 신네르의 서브게임을 처음 브레이크해내며 7-5로 승리했고, 2세트는 6-6까지 서로 서브게임을 지켜낸 뒤 치러진 타이브레이크에서 8-6으로 알카라스가 승리했다. 경기를 마친 뒤 같은 전세기 편으로 18일부터 시작되는 시즌 첫 메이저 대회 호주오픈에 출전하기 위해 호주 멜버른으로 떠났다. 호주오픈은 18일 개막한다.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14. 이탈리아 얀니크 신네르가 스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얀니크 신네르가 10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에서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경기를 치르고 있다. 뉴스1 경기 뒤 기자회견장에 들어선 알카라스는 “한국 팬들이 에너지 넘치는 응원을 보내줘 좋은 경험이었다. 한국에는 볼거리가 많아서 비시즌 때라도 다시 오고 싶다. 공항에서부터 많이 환영해주셔서 한국에서 짧은 시간을 보냈지만 매우 즐거웠다”고 소감을 밝힌 뒤 “비시즌 준비를 잘한 만큼 다가오는 호주오픈에도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각오를 전했다. 신네르도 “가득 찬 팬들 앞에서 경기하면서 마치 홈 코트에서 경기하듯 편안함을 느꼈다”면서 “이번에 한국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지 못해 나중에 다시 오고 싶은 마음이다. 새해에 공식 경기는 아직 치르지 않았는데, 호주오픈에 좋은 결과를 내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10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14. 이탈리아 얀니크 신네르가 스페인 카를로스 알카라스를 상대로 경기를 펼치던 중 한 어린이 팬에게 경기를 맡기고 관중석에 앉아 있다. 연합뉴스 얀니크 신네르가 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에서 객석 어린 팬에게 라켓을 건네 카를로스 알카라스와 함께 랠리를 펼친 뒤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뉴시스 2세트 2-2 알카라스의 서브 게임 40-30에서 신네르는 관중석의 어린이 팬에게 자신의 라켓을 건네주며 대신 뛰게 한 뒤 그 자리에 앉았다. 어린이 팬은 첫 샷이 라인 밖으로 벗어났지만, 알카라스의 배려 속에 다시 한 번 기회를 얻었고, 몇 번의 랠리를 주고받은 뒤 라인에 절묘하게 들어가는 스트로크를 성공시키며 관중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이 포인트는 신네르의 포인트로 연결돼 40-40이 되며 듀스에 돌입하기도 했다. 미리 사전 협의가 된 이벤트냐는 질문에 신네르는 “미리 계획한 것이 아니었다”면서 “아침에 사인회에서 만났던 어린이 팬이었다. 라켓 백을 메고 왔던 기억이 나서 테니스를 치는 학생이라고 여기고 라켓을 맡겼는데 나보다 잘 치더라”고 웃어 보였다.

얀니크 신네르(왼쪽)와 카를로스 알카라스(오른쪽)가 9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린 '현대카드 슈퍼매치 14' 경기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가운데는 코인 토스한 엑소 세훈. 뉴시스 한국 테니스팬들의 열정을 보며 알카라스와 신네를 한국 테니스의 발전 가능성도 엿봤다. 한국 테니스는 인프라나 선수 풀이 세계적 수준에는 아직 거리가 멀다. 이에 대해 묻자 “테니스란 종목이 지원이 어려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한국 테니스팬들의 사랑이 대단하더라. 한국 선수 중에는 권순우와 맞대결을 펼쳐본적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선수가 세계무대에서 활약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신네르는 “앞으로 한국 테니스가 어떻게 발전할지 모른다. 테니스가 개인 스포츠라 문화적인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 오늘 팬들의 관심과 사랑을 보면서 한국이 테니스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알 수 있었다. 이런 점만 봐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인천(영종도)=남정훈 기자 che@segye.com[현장취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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