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남정훈 기자]어느덧 팀 전체를 웃기고 울리는 존재감까지 갖게 됐다. 정관장의 아시아쿼터 인쿠시가 공격으로 세트를 가져오게 하기도, ‘리시브 리스크’로 세트를 빼앗기게도 했다. 공격은 확실히 ‘찐’이다. 클러치 상황에서 서브 득점만 허용하지 않을 정도의 리시브 능력만 키운다면 인쿠시 영입은 대성공으로 판명 날듯 하다. 정관장은 8일 화성종합체육관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IBK기업은행과의 원정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21-25 25-21 22-25 23-25)로 패했다. 승점 추가에 실패한 정관장은 승점 18(6승15패)에 그대로 머물며 6위 페퍼저축은행(승점 21, 7승13패)과의 승점 차를 줄이는 데 실패했다. 반면 3연승을 달린 5위 IBK기업은행은 승점 30(9승11패) 고지를 밟으며 3위 흥국생명(승점 33, 10승10패)과의 승점 차를 줄임과 동시에 4위 GS칼텍스(승점 30, 10승10패)와의 승점 차를 삭제시켜버렸다.
인쿠시가 정관장을 울리고 웃긴 경기였다. 지난달 19일 GS칼텍스전에서 V리그 무대에 데뷔한 인쿠시는 이날도 시작을 코트 위에서 하며 6경기 연속 스타팅 멤버로 출전했다. 경기 전 고희진 감독은 “인쿠시의 최근 경기력이 괜찮다. 공격력 좋고, V리그 무대에 적응해가는 느낌이 든다. 득점하는 방법을 체득했다고 할까. 그런 모습이 보인다”면서 “유연하고 점프 좋고, 힘도 좋다. 기존 아마추어에서 하던 훈련과 프로 훈련은 다를 것이다. 야간에도 리시브 훈련을 참여하고 있다. 향상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좋다”고 앞으로도 중용할 것임을 밝혔다. 1세트부터 인쿠시의 뚜렷한 장점과 단점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1세트에 공격으로 3점(공격 성공률 42.86%)을 올리며 장점을 드러낸 반면 리시브는 4개를 받아 단 1개도 정확하게 세터에게 연결하지 못했다. 범실도 3개나 범해 득실마진은 0이었다. 인쿠시의 아쉬운 활약에 정관장도 1세트를 내줬다.
2세트는 인쿠시의 독무대였다. 팀 내 최다인 44.44%의 공격점유율을 가져가면서도 43.75%의 좋은 공격성공률로 블로킹 1개 포함 8점을 몰아쳤다. 예쁘게 올라온 퀵오픈은 물론 어렵게 올라온 오픈 공격 처리 상황에서도 인쿠시는 망설임 없이 강타로 IBK기업은행 코트를 폭격했다. 2세트에도 리시브는 7개를 받아 1개 정확하게 연결, 서브득점 1개 허용으로 효율은 0%였지만, 장점인 공격으로 리시브 약점을 상쇄시키는 모습이었다. 인쿠시의 활약에 2세트는 정관장이 가져왔다.
이날 경기의 승부를 가른 3세트에도 인쿠시의 공격(4점, 40%)은 불을 뿜었다. 양 팀 모두 절대로 물러날 수 없는 승부처인 3세트에 일진일퇴 공방전을 거듭하며 1~2점 접전 양상이 20점 넘어서도 계속 됐다. 여기에서 인쿠시의 약점인 ‘리시브 리스크’가 발현되고 말았다. 21-23으로 뒤진 상황에서 빅토리아가 인쿠시를 향해 목적타 서브를 날렸고, 인쿠시의 리시브는 세터 최서현의 머리 위기 아닌 아무도 받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고 말았다. 인쿠시가 에이스 허용없이 리시브를 올려 정관장이 사이드아웃을 돌렸다면 3세트 향방은 어찌될지 몰랐다. 이 결정적인 서브에이스 허용으로 정관장을 3세트를 IBK기업은행에 헌납하고 말았다.
3세트를 따낸 IBK기업은행은 기세를 몰아 4세트도 집어삼키며 승점 3을 온전히 지켰다. 사실 세트 중반만 해도 13-16으로 뒤지며 승부가 5세트로 향하는 듯 했으나 승점 3을 향한 IBK기업은행 선수들의 의지가 한 수 위였다. 빅토리아의 퀵오픈으로 분위기를 돌린 뒤 킨켈라의 연속 6개의 서브로 단숨에 승부를 19-16으로 뒤집었다. 그 과정에서 킨켈라의 서브득점 2개가 터져나왔고, 육서영 대신 후위 세 자리를 책임지러 들어온 황민경의 결정적인 디그도 나왔다. 어렵게 받아올린 오픈 볼은 빅토리아가 꼬박꼬박 득점으로 치환시켜줬다. 인쿠시는 20-23에서 결정적인 서브 범실로 매치 포인트를 허용했다. 이대로 패배할 수 없는 정관장도 빅토리아의 공격 범실과 자네테가 빅토리아의 공격을 막아내며 23-24까지 따라붙었으나 박혜민의 오픈 공격이 이주아에게 가로막히면서 IBK기업은행의 승리가 확정됐다. 인쿠시는 18점을 올리며 제 몫을 다 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IBK기업은행에서는 빅토리아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31점을 퍼부었고, 미들 블로커 이주아가 블로킹 4개, 서브득점 2개 포함 14점으로 팀내 두 번째 득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화성=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