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병오년(丙午年), 역동적인 말발굽 소리와 함께 2000년 전 한반도를 누비던 철기병들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 당도한다.
국가유산청은 신세계와 함께 9일부터 25일까지 신세계백화점 본점 '더 헤리티지'에서 특별전 '말, 영원의 질주'를 연다고 8일 밝혔다. 무대는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인 '옛 제일은행 본점'이다. 르네상스 양식의 근대 건축물 속에서 고대 가야와 신라의 유물이 조우하며 시공간을 초월한 '헤리티지의 앙상블'을 빚어낸다.
전시는 단순한 유물 나열을 거부한다. 인류 문명의 속도를 바꾼 결정적 순간들을 '말'이라는 프리즘으로 투영한다. 전장의 최전선에서 인간을 보호했던 가야의 '말 갑옷'과 투구(재현품)는 단순한 이동 수단을 넘어, 생사를 함께한 전우이자 강력한 무기였던 말의 위상을 웅변한다.
전장을 지배했던 '힘'의 서사는 점차 권위를 상징하는 '미(美)'의 세계로 확장한다. 경주 쪽샘 44호분에서 출토된 '비단벌레 말다래' 재현품이 신라 권력층이 향유했던 화려한 장식 미학의 정수를 보여준다. 흙으로 빚은 신라의 말 토우(土偶)도 눈여겨봐야 한다. 죽음 이후의 세계까지 함께하고자 했던 고대인의 애틋한 염원을 담고 있다.
전시는 과거에 머물지 않고 현재로 질주한다. 제이크 리 작가의 조형물 '곁에(Beside)'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포착한 제주마의 풍광이 말이 더 이상 정복의 도구가 아닌, 교감과 치유의 존재임을 일깨운다. 전시의 문을 여는 강렬한 붉은 말의 AI 영상도 '적토마'의 해인 올해의 에너지를 시각적으로 드러낸다.
관람은 무료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문명의 속도를 끌어올린 동력이자 영혼의 동반자였던 말의 가치를 근대 문화유산 속에서 재발견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놓치면 손해! 2026 정책 변화 테스트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