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의 한파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다만 과거와 비교해 시장에 나온 매물들의 매력도가 점차 커지고 있어 올해는 분위기가 바뀔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별손해보험(옛 MG손해보험) 공개매각을 위한 예비입찰 마감이 보름 앞으로 다가왔지만 시장에선 아직 뚜렷한 입찰 움직임이 없다. 연말·연초 금융권 인사이동과 조직개편 등으로 굵직한 투자 계획이 나오지 않는 경우를 고려하더라도 잠재 인수 후보군조차 거론되지 않을 정도로 분위기가 식었다.
하지만 예별손보는 MG손보 시절과 비교하면 매수자 입장에서 위험 부담은 적은 편이다. 예별손보는 지난해 9월 MG손보 정리를 위해 예금보험공사가 100% 출자해 설립한 가교보험사다. 예별손보 설립 과정에서 영업·마케팅 조직을 대폭 축소해 기존 500여명이던 임직원이 250여명으로 줄었다. 총 3000억원 규모의 부실자산과 부채도 정리하는 등 경영효율화 과정도 거쳤다.
지난해 메리츠화재가 MG손보 인수에 관심을 보였을 땐 고용승계와 매각위로금이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주요 경영진이 물러나고 핵심 인력만 남아 고용승계에 대한 부담이 적은 편이다. 인수 방식으로 M&A와 계약이전(P&A) 모두 허용된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지난해엔 노조 측이 P&A 방식을 강하게 반대했었다. 예별손보를 인수하면 약 5000억원 규모의 보험계약마진(CSM)을 추가하게 돼 보험사 규모를 한체급 올릴 수 있다. 다만 만성 적자와 완전자본잠식, 낮은 지급여력비율(K-ICS·킥스) 등은 여전히 고려해야 할 주요 변수다.
롯데손해보험도 항상 거론되는 M&A 매물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가 실사 후 인수를 포기한 뒤 아직 인수 타진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하지만 롯데손보도 최근 원매자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길만한 이슈가 생겨 매력도가 커지고 있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11월5일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인 경영개선권고 처분을 받았다. 롯데손보는 법원에 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으나 최근 기각됐다. 이에 롯데손보는 사업비 감축, 부실자산 처분, 인력·조직운영 개선 등 자본적정성 제고를 위한 경영개선계획서를 제출했다. 롯데손보는 앞으로 1년간 이를 바탕으로 개선작업을 이행할 계획이다. 롯데손보 인수를 저울질하던 매수자 입장에서는 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할 기회가 된 셈이다.
한국산업은행이 6차례 매각 실패를 거듭해온 KDB생명도 최근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고 최고경영자(CEO) 교체를 예고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고 있다. KDB생명은 지난달 30일 산업은행으로부터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마무리 지었다. 영업통인 김병철 수석부사장을 차기 대표로 단독 내정하면서 9개월 넘게 지연됐던 후임 대표 인선 작업도 최근 마무리됐다. 자금수혈과 경영정상화를 통해 올해 투자매력도는 기존보다 커질 전망이다.
보험업권 제도 변화도 M&A 시장 활성화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기본자본 킥스가 대표적이다. 기본자본 킥스는 자본의 질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보험사가 자본성증권과 같은 보완자본보다 유상증자 등 기본자본에 더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금융당국이 조만간 기본자본 킥스 관련 규제 기준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본자본 킥스가 현저히 낮은 보험사는 대규모 유상증자나 M&A 등을 통한 구조조정이 아니면 재무구조를 개선할 방법이 많지 않다"며 "기본자본 킥스 도입 전후로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는 금융지주쪽의 M&A 시도가 전보다는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 2026년 사주·운세·토정비결·궁합 확인!
▶ 놓치면 손해! 2026 정책 변화 테스트 ▶ 하루 3분, 퀴즈 풀고 시사 만렙 달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