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넘게 오른 먹거리…새해 물가 상승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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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넘게 오른 먹거리…새해 물가 상승 ‘진짜’ 이유는?
가공식품·외식·농축수산물까지 밥상물가 밀어 올린 3대 요인은?
새해 벽두부터 먹거리 가격 상승이 본격화하고 있다.

새해부터 시작된 밥상 물가 인상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게티이미지 지난해부터 이어진 이상기후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치솟은 데다 강달러 기조까지 겹치면서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한파로 신선식품 가격까지 급등하며 소비자 체감물가는 한층 더 높아졌다.

◆PB 상품마저 오른다…“원가 부담, 임계점 도달”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가성비의 상징으로 여겨지던 편의점 자체브랜드(PB) 상품까지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했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은 그동안 인상 시점을 최대한 늦춰왔지만, 원재료·물류·인건비 부담이 누적되면서 더 이상 버티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PB 상품 인상은 유통업계가 감내해 온 비용 부담이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외식 물가 역시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새해 첫날을 기점으로 일부 특급호텔 뷔페는 1인당 20만원을 넘기며 고급 외식 시장에서도 가격 전가가 본격화됐다.

프랜차이즈 업계도 원가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식재료 가격 상승에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까지 겹치면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외식산업 전문가는 “외식 물가는 단순히 식재료 가격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며 “호텔 뷔페 가격 인상은 고급 외식 시장에서도 비용 구조 변화가 더 이상 숨길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는 상징적 사례”라고 진단했다.

◆채소·수산·축산물까지…밥상 전반이 흔들린다

커피 가격 인상도 이어지고 있다. 해외 주요 산지의 가뭄과 폭우로 원두 생산 여건이 악화되면서 국제 원두 가격이 급등했고, 원화 약세 장기화로 수입 원가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 여파로 저가 커피 브랜드까지 가격 인상에 나섰다.

외식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 경쟁력으로 버텨오던 구조가 한계에 봉착했다”며 “수익성을 훼손하면서까지 가격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 업계 전반에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신선식품 가격 상승세도 뚜렷하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상추 소매가격은 청상추 100g 기준 평균 137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3% 올랐다. 전달 평균보다도 17.6% 비싸다. 한파와 이상기후로 노지 채소 수율이 급감한 영향이다.

수산물 가운데서는 고등어 가격 상승이 두드러진다. 국산 염장 고등어(1손·2마리)는 5587원으로 평년 대비 32.6% 상승했다. 수입산 염장 고등어는 1만836원으로 40% 넘게 올랐다. 축산물도 예외는 아니다. 1등급 한우 안심 가격은 100g당 1만6465원으로 전년 대비 16.5% 상승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고물가 시대’에 대비한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게티이미지 한 유통 전문가는 “기온이 회복되더라도 가격이 빠르게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며 “도매가 급등 여파가 시차를 두고 소매가에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먹거리 가격 상승을 단기적 변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원자재 가격, 환율, 기후 리스크 3가지 요인이 동시에 작용하는 구조적 물가 압력이라는 것이다.

◆기업·투자에도 영향…전문가들 “올해 경쟁력은 원가 관리”

전문가들은 환율 부담이 장기화될 경우 가공식품과 외식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가격 상승 속도에 비해 소득 증가가 따라오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체감물가 상승은 소비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자영업과 외식업에 부담을 주는 악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먹거리 물가 상승은 소비자 문제를 넘어 기업 실적과 투자 판단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통업계에서는 원가 상승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관리하느냐가 올해 식품·외식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식품산업 연구원은 “기후 변화로 인해 농수산물 가격 변동성은 앞으로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며 “단기 가격 인상보다 공급망 다변화와 중장기 원가 관리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새해부터 시작된 밥상 물가 인상은 단순한 계절적 현상이 아닌 구조적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 ‘고물가 시대’에 대비한 전략을 요구받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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