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취임 후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2026년을 한·중 관계 복원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를 위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자고도 요청했다.
악수하는 양 정상 중국을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양국 간 양해각서(MOU) 체결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날 산업·환경·지식재산권 등에 관한 MOU 14건, 한국에 있는 중국의 문화유산을 중국 측으로 기증하는 내용의 증서 등 모두 15건의 문건을 채택했다. 베이징=연합뉴스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오늘 만남은 저와 주석님 모두에게 2026년 병오년의 시작을 알리는 첫 국빈 정상외교 일정”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은 2026년을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으로 만드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어 “양국의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되돌릴 수 없는 시대적 흐름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으로 믿는다”고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과 시 주석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이펙) 정상회의를 계기로 시 주석이 국빈 방한해 성사된 정상회담 이후 2개월 만이다. 한·중 정상이 2개월 간격으로 서로의 국가를 국빈 방문하고, 신년 초 정상외교를 한 것은 유례가 없다는 것이 청와대 설명이다.
이 대통령은 “두 달 전 경주에서 만나고, 한·중 관계의 미래에 대한 깊은 논의를 한 지가 이제 겨우 두 달인데, 오랫동안 못 만난 분들을 만난 것처럼 참으로 반갑다”면서 “경주에서의 정상회담의 여운이 가시기도 전에 주석님의 초청으로 이렇게 빠르게 중국을 국빈 방문하게 돼서 진심으로 뜻깊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민 실생활과 직결된 분야에서 수평적 호혜 협력을 이어가며 민생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아울러 한반도 평화를 위해 실현 가능한 대안을 함께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도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2개월 만에 이뤄진 정상회담에 의미를 부여했다. 시 주석은 “불과 2개월 만에 우리는 두 차례 만남을 가졌고 상호 방문을 한 것은 양국이 한·중 관계를 매우 중시한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왼쪽)과 라오취안 중국 국가문물국 국장이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이 참석한 가운데 각각 중국 청대 석사자상 한 쌍 기증 증서를 작성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시 주석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의 한·중 관계 강화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는 “현재 세계는 백년 만의 변화가 급격히 일어나고 있으며, 국제 정세는 더욱 복잡하게 얽혀 있다”면서 “한·중 양국은 역내 평화를 수호하고 세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에 있어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폭넓은 이익의 교집합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특히 “역사의 올바른 편에 굳건히 서서 정확한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며 “중국은 한국과 함께 우호 협력의 방향을 단단히 지키며 호혜상생의 취지를 바탕으로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가 건강한 궤도를 따라 나아가도록 추진해 양 국민이 실질적으로 더욱 행복해지도록 하고, 역내 및 세계 평화 발전을 위해 긍정적인 에너지가 더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일 긴장 고조 국면 등에서 이재명정부가 중국 정부의 입장을 지지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정상회담은 중국의 극진한 예우 속에 90분간 진행됐다. 이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열리는 인민대회당으로 들어가기 위해 천안문광장에 들어서자 중국 측은 예포 21발을 발사해 예우했다.
베이징=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