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Unsplash]글로벌 게임시장이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면서, 해외 성과는 작품보다 운영 방식과 유통 전략에서 갈린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내 게임산업도 번역 중심 현지화와 모바일 쏠림만으로는 매출 확대에 한계가 뚜렷해졌다는 평가다. 4일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이 웰콘(WelCon)에 공개한 심층보고서에 따르면, K-게임은 수출 둔화와 모바일 중심 구조, 중국 변수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
한콘진은 해법으로 초현지화(하이퍼 로컬·나라별로 다르게 운영하는 현지화)와 멀티플랫폼(모바일뿐 아니라 PC·콘솔까지 함께 설계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보고서가 말하는 초현지화는 단순 번역 품질을 넘어선 운영 방식이다. 같은 업데이트를 전 세계에 똑같이 배포하기보단, 지역별로 이벤트 구성과 보상‧난이도‧커뮤니티 운영 방식을 바꿔야 반응을 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문화·종교 기준이 다른 지역에선 출시 후 고치는 방식으론 비용이 커질 수 있는 만큼, 기획 단계에서부터 표현 기준과 운영 리스크를 점검해야 한다고 했다.
보고서는 현지화 변수를 콘텐츠 규제(검열)로만 좁히지 않았다. 결제 환경까지 운영 설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예컨대 라틴아메리카처럼 은행계좌가 없는 사람이 많은 지역에서는 선불카드·전자지갑 같은 다른 결제수단을 갖추지 못하면 번역과 마케팅을 해도 결제까지 이어지지 않아 매출이 막힐 수 있다고 짚었다. 동남아는 게임 소비에서 모바일 비중이 73%로 높아 모바일 사용성(화면·조작·용량)을 맞추지 않으면 출발부터 불리해질 수 있다고 봤다.
중동·아프리카는 이용자 1명당 지출(ARPU)이 높지만, 종교·문화 기준이 까다로워 운영 단계까지 고려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판호 같은 승인 변수를 가장 큰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멀티플랫폼도 흥행 후 이식(포팅)하는 방식으로 접근해선 안 된다고 했다. 보고서는 한 게임을 여러 기기에서 이어 하는 경험이 68%에 이른다고 제시했다. 이 흐름에서 멀티플랫폼의 핵심은 포팅 자체가 아니라, 계정·저장 데이터(세이브)·업데이트·커뮤니티를 한 덩어리로 굴리는 운영 구조다. 출시 시점이 벌어지고 운영 방식이 갈라지면 이용자는 흩어지고 비용은 늘 수 있다.
보고서가 제시한 방향은 국내 게임사 운영 방식과도 바로 맞물린다. △권역별로 운영을 다르게 굴릴 조직과 권한이 있는지 △결제·규제 조건을 출시 뒤가 아니라 기획 단계에서 반영하는지 △PC·콘솔 확장을 흥행 뒤 포팅이 아닌 처음부터 함께 설계하는지 여부에 따라 해외 매출 변동성이 좌우될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는 번역 품질 경쟁이 아니라 나라별 운영과 결제·규제까지 한 번에 맞추는 싸움”이라며 “PC·콘솔까지 처음부터 생각하지 않으면 IP(지식재산권) 수명이 짧아지고 운영 비용만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