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게임업계 결산] '신작 한방'보다 '구조 전환'이 더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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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게임업계 결산] '신작 한방'보다 '구조 전환'이 더 컸다
출처Unsplash[출처=Unsplash]2025년 게임업계는 신작 한 방보다 돈 버는 구조를 바꾸는 싸움이 더 컸다. 모바일 매출 변동성이 커지자 대형사는 콘솔·PC로 무게중심을 옮겼다. IP(지식재산권)는 게임 밖으로 늘렸고, 규제는 더 촘촘해졌다.
 
31일 ‘한국콘텐츠진흥원 ‘2025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1년 게임 이용률은 50.2%로 전년 대비 9.7%포인트 감소했다. 게임 이용자 기준 PC 이용률은 58.1%(+4.3%포인트), 콘솔은 28.6%(+1.9%포인트)로 늘었고, 모바일만 89.1%(-2.6%포인트)로 내려갔다. 남은 이용자들 사이에선 PC·콘솔 비중이 커졌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기업 전략을 바꿨다. 모바일만으로 매출을 만들기 어려워지자, 기업들은 일제히 스팀(PC)·콘솔 비중 강화에 나섰다. 국내 출시 성적보다 글로벌 동시 출시·운영 가능성을 먼저 따지는 흐름이 커졌다.
 
정부도 같은 방향을 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예산안에서 콘솔 게임 육성 지원금 155억원을 제시했다. 산업정책도 모바일 편중을 완화하는 쪽으로 움직인 셈이다.
 
올해 가장 상징적인 거래는 크래프톤의 ADK 인수였다. 크래프톤은 지난 6월 24일 ADK그룹 인수 관련 공지를 내고 인수 금액 750억엔(약 7103억원)을 명시했다. ADK는 일본 상위권 광고그룹이자 애니메이션 제작위원회 참여 이력이 많은 회사로 알려져 있다. 크래프톤은 게임 개발·서비스 역량과 ADK의 애니 기획·제작 역량을 결합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스마일게이트도 지난 8월 7일 댄 하우저가 이끄는 업서드 벤처스와 초대형 신작 글로벌 퍼블리싱(유통‧운영)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흥행보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서사형 IP를 선점해 미래 수익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규제는 올해부터 ‘나중 대응’이 아니라 ‘처음부터 반영’해야 하는 조건이 됐다. 10월 23일부터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해외 게임사는 국내 대리인 지정을 통해, 이용자 민원이나 분쟁이 생기면 한국 안에서 연락·조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 확률형 아이템(가챠)도 제재가 세진다. 지난 23일에는 확률 정보를 누락하거나 거짓으로 표시한 사업자에 매출의 최대 3% 과징금을 부과하는 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인공지능(AI)은 ‘도입’을 넘어 인프라 투자 단계로 넘어갔다. 크래프톤은 지난 10월 23일 ‘AI 최우선(AI First)’을 선언하고 AI 연산용 고성능 서버를 대규모로 구축하는 데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전사 운영·개발 체계를 AI 중심으로 재편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모바일 성장기’가 꺾인 해였다”며 “내년엔 PC·콘솔 성과와 IP 사업화, 규제 대응 체력이 성과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한영훈 기자 ha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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