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전경 [사진=연합뉴스] 삼성그룹의 전자 계열사들이 최근 정기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신사업 강화에 나섰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은 미래 성장동력으로 추진해온 사업을 보다 구체화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2026년 정기임원인사에서 부사장 8명 등 23명이 승진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번 인사에 대해 "경영성과가 우수하고 차별화 기술 개발로 시장 지배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기반 확보에 기여한 인물을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사업 강화 기조에 맞춰 조직개편도 있었다.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확장현실(XR) 헤드셋 '갤럭시 XR' 등에 들어가는 마이크로 디스플레이 사업화가 핵심이다. 이를 위해 사장 직속이던 M(마이크로 디스플레이) 프로젝트팀을 중소형사업부 직속으로 이관하고 M사업화팀을 신설했다.
마이크로 디스플레이는 1인치 안팎의 작은 화면에 수천 PPI(Pixels Per Inch) 수준 초고해상도를 구현한 패널로, 차세대 AI 기반 디바이스에 널리 쓰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OLEDoS를 지난 10월 말 처음 상용화했다. 삼성전자가 출시한 XR 기기(갤럭시XR)에 공급하기 위한 양산을 시작한 것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해당 제품을 애플 비전프로에도 공급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XR 기기 판매가 확대될 것에 대비해 스마트폰용 OLED를 만드는 중소형사업부에 배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기는 반도체 유리기판에 힘을 주고 있다. 올해 반도체 유리기판 연구개발(R&D)를 주도한 주혁 중앙연구소장(부사장)을 패키징솔루션사업부장으로 선임한 것이다.
반도체 유리기판은 차세대 인공지능(AI) 반도체에 필수로 부상 중인 기술로, 이번 인사를 통해 차세대 기판 사업 육성에 적극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밖에 삼성SDI는 이번 정기인사에서 20명 이상의 임원이 퇴임하면서 대대적 개편에 나섰다.
허은기 부사장이 소형전지사업부장에서 중대형전지사업부장으로 옮겨 전기차 배터리 수주 확대와 ESS 사업 강화에 전념한다. 소형전지사업부장은 최익규 소형전지사업부 개발실장이 맡는다.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 배터리 사업화에도 적극 나서 ASB사업화추진팀장으로 김재경 부사장이 선임됐다. 삼성SDI는 게임체인저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서 경쟁사들에 앞선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SDS는 부사장 2명 승진이 눈에 띈다. 전략마케팅실 컨설팅팀장 김정욱과 AI연구팀장 이태희가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AI 플랫폼과 Agent 기반 사업, 클라우드 전환 구축 등 미래 IT 사업 경쟁력 확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AX(기업향 AI전환) 강화 기조에 맞춰 AI·클라우드·물류DX 중심 사업 체계를 구축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주경제=조성준 기자 critic@aju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