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연장 협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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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국민연금 외환스와프 연장 협의(종합)

정부가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수출기업의 달러 환전과 해외투자 상황을 정기적으로 들여다보기로 했다. 올해 말 만료 예정인 한국은행·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도 추진한다. 정부는 거듭 환율 안정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마땅한 환율 방어책은 쥐고 있지 않은데다 펀더멘탈 악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적정 환율 수준이 높아져 있어 환율 안정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1일 기획재정부는 전날 외환시장 구조적 여건을 점검하고 이 같은 내용의 외환 수급 안정을 위한 정책과제를 신속히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회의는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주재했고, 국민연금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산업통상자원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등이 참석했다.


정부는 우선 수출기업들의 달러 환전 관행과 해외투자 현황을 정기 점검하기로 했다. 수출기업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달러를 언제·얼마나 원화로 바꾸는지, 주식·채권 등에 대한 해외투자액은 어느 정도의 비중인지 등을 주기적으로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정책자금 등 기업 지원 수단과 연계해 외화 흐름을 살펴보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이같은 조치는 수출기업의 과도한 달러 환전 수요와 달러 쟁여두기가 외환시장 불안을 부추긴다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 달러 기근이 이어지는 가운데 3500억달러 대미투자 과정에서 시차를 두고 자본 유출, 수요 확대 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되자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온 달러를 내놓지 않고 쌓아두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말 만료를 앞둔 외환당국과 국민연금 간 외환스와프 계약 연장을 위한 세부 협의에도 들어갔다. 한은이 외환보유액을 활용해 국민연금에 달러를 빌려주는 스와프 계약을 맺고 매년 갱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해외투자를 위해 시장에서 직접 달러를 조달할 경우 외환시장에 급격한 달러 수요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한은·국민연금 간 스와프는 환율 변동성을 낮추는 데 핵심 역할을 해왔다.


금감원은 증권사 등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해외투자 관련 투자자 설명과 보호의 적절성 등 실태 점검을 이달부터 내년 1월까지 두 달간 실시한다. 금감원은 최근 증권사들의 환전 관행을 점검하기 위해 외환 담당자들과 실무 회의를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회의에서 증권사들이 오전 9시 개장 직후 해외주식 거래 관련 환전 주문을 한꺼번에 처리하면서 장초반 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결제 수요 분산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앞서 국민연금 등과 4자 협의체를 구성하는 등 외환시장 안정을 위한 비상공조 체제를 가동했다. 정부는 국민연금 모수개혁 등 제도 변화 상황을 감안해 연금의 수익성과 외환시장 안정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운용 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외환시장 안정과 국민연금 수익성 확보를 균형 있게 추진하는 방향으로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주식·채권 등 해외자산에 투자한 규모가 771조3100억원(8월 말 기준)에 달하는 외환시장 큰손으로 자리 잡았다. 이는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4288억2000만달러(약 632조원·9월 말 기준)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국민연금의 전체 금융자산 중 해외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58.34%로, 매년 해외투자 비중을 키우고 있다.


당국은 거듭 환율 안정 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마땅한 환율 방어책은 쥐고 있지 않다.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 약화와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적정 환율 수준이 크게 높아져 있어 당국의 시장 개입만으로는 환율을 낮추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장보성 자본시장연구원 거시금융실장은 "원화 약세는 개인들의 해외주식 투자, 기업의 해외 투자 등으로 늘어나고 있는 구조적 달러 수요 증가가 꼽힌다"면서 "외환시장 규모가 비대해져있어 당국의 시장 개입이 충분히 효과를 내기 힘들 것"이라고 짚었다.






세종=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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